[이코리뷰] 3세 경영 시대, 창업주 벽 뛰어넘을까
한진·금호, 본의 아니게 3세 경영 시대로 접어들어 곳곳에서 3세 경영으로 재편, 3세 경영 시대 활짝 창업주와 비교되는 3세 경영, 위기에 봉착할 수도
2019-04-11 전수용 기자
3세 경영의 시대로 접어들고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를 했고, 곧바로 사망을 하면서 장남인 조원태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경영권 승계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깊어질 수박에 없다. 특히 천문학적인 상속세 마련을 하지 않으면 자칫하면 그룹 자체가 공중분해될 수도 있기 때문에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이 지난달 28일 그룹 경영에서 물러난데 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남인 박세창 사장에게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된다면 박세창 사장은 껍데기만 남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갖게 되기 때문에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따라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정상화시켜야 할 숙제를 안고 있기에 박세창 사장을 비롯한 박삼구 회장 등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살리기에 여념없다. 삼성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를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변경하면서 3세 경영권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롯데그룹 역시 공정위가 신격호 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총수를 변경하면서 2세 경영이 이뤄지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 체제로 재편되면서 3세 경영이 현재 이뤄지고 있다. LG그룹은 지난해 5월 故 구본무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4세인 장남 구광모 회장으로 경영승계가 이뤄졌다. 코오롱그룹은 이웅열 회장이 지난해 11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4세인 아들 이규호 전무로 승계작업을 가속화하는 계획을 세웠다. 효성그룹은 2017년 7월 조석래 명혜회장이 물러나면서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3세 경영의 문을 열었다.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는 3세 경영
이처럼 일부 기업들은 3세 경영 혹은 4세 경영 시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창업주 혹은 2세는 도전의 단계라면 3세는 수성의 단계이다. 창업주와 그 창업주를 도운 2세는 아무 것도 없는 밑바닥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각종 경험 등이 많이 있어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한다. 창업주 혹은 2세는 경영에 대한 학습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가 있는 반면 경영에 대한 동물적인 감각을 갖췄기 때문에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반면 3세는 창업주 혹은 2세에 비해 교육은 탄탄하게 받은 반면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 따라서 경영적인 선택을 해야 할 때 과감한 선택이 상당히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업주 혹은 2세는 경영적 선택을 해야 할 때 동물적인 감각을 통해 과감하게 투자를 한다. 하지만 3세는 그런 투자를 하기는 힘든 환경인 것이 현실이다. 창업주 혹은 2세는 과감하게 투자를 했다가 실패를 한다면 다시 다른 방향으로 투자를 할 수 있지만 3세는 그런 투자를 했다가 실패를 하면 곧바로 주주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3세 경영이 더욱 어렵다. 3세는 수성을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공격적인 경영보다는 방어적인 경영을 구사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또한 3세는 창업주 혹은 2세와 항상 비교되기 때문에 경영을 하는데 있어서 신중을 기할 수박에 없다. 이런 이유로 3세가 창업주를 뛰어넘는 경우가 그렇게 흔하지 않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홍보실 관계자는 “기업의 가장 위기의 순간은 3세 경영이 시작된 그 시점부터이다. 항상 비교 당하는 자신의 모습 때문에 그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