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파행 문턱 넘은 KT 청문회, 노웅래 부각

KT 청문회, 한국당 요구로 못 열릴 뻔 노웅래, 청문회 강행으로 맞서 구사일생 화재 조사, KT 본사 차원에서 방해 행위?

2020-04-17     이정우 기자
황창규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지난해 11월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의 청문회가 17일 열렸다. 이날 청문회는 화재의 원인과 그에 따른 후속대책에 대한 논의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순탄하게 회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이 유명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불출석한 것을 꼬투리 잡아 청문회 연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다른 야당들은 모처럼 하나의 장소에 모이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기에 청문회를 강행해야 한다고 노웅래 위원장이 중재를 하면서 간신히 개최됐다.

진실규명 위해 열었던 청문회, 진실은 저 머나먼 곳으로

지난해 11월 24일 KT 아현지사 통신구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지하 1층 통신구 약 79 m가 소실됐고, 서울 한강 이북 서부 지역에서 KT 인터넷, 휴대폰 무선통신 등을 이용할 수 없게 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정치권은 황창규 회장을 소환해서 청문회를 열겠다면서 2월 임시국회가 시작하자마자 청문회 일정부터 잡았다. 하지만 그동안 여야의 정치적 공방에 의해 청문회가 계속 연기됐다. 그리고 이날 유영민 장관의 불출석으로 인해 다시 청문회가 연기될 위기에 놓였다. 자유한국당은 KT 아현지사 화재에 대한 책임을 장관에게 물어야 하는 자리이기에 유 장관이 출석한 다른 날에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면서 청문회 연기를 요구했다. 유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일정에 동행을 하면서 불출석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청문회를 회피하기 위한 악의적인 기피라면서 맹공을 퍼부었다. 자유한국당은 유 장관이 청문회 출석을 회피하기 위해 기습적으로 동행자 명단에 포함된 것이라면서 유 장관이 귀국하는 즉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면서 이날 청문회를 연기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들은 황창규 KT 회장이 국회에 출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청문회를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이 청문회를 연기시키려는 이유는 KT 채용비리 관련된 청문회로 번질 것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최근 KT 채용비리와 관련해서 임원이 구속되는 등 채용비리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KT 채용비리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깊숙이 관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따라서 이날 청문회를 할 경우 채용비리 의혹 청문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자유한국당이 청문회 연기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이날 오전 이런 지지부진한 공방이 벌어진 끝에 청문회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다른 야당들도 청문회를 강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서면서 자유한국당이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KT 아현지사 화재 조사 고의 방해 의혹 공방

이날 청문회에서는 아현지사 화재 조사에 대해 KT가 고의적으로 방해한 의혹이 제기됐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윤영재 소방령에게 KT가 화재조사를 하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사실이나고 주장했다. 소방령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KT 본사의 승인 등이 있어야 하는데 본사에서 면담 요청 등이 거절됐다는 것이다. 이에 윤 소방령은 “사실이다”고 언급, KT 본사가 화재원인 조사에 대해 조직적으로 방해한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황 회장은 “이같은 상황은 오늘 처음 들었다”면서 조사 방해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T가 협력사에 보낸 공문을 공해하면서 “내용을 보면 KT가 협력사에게 멘홀이나 통신구 출입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이로 인해 협력사 평가시 불이익 받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적혀있다”며 조사 방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종훈 민주당 의원은 KT 하청업체 관계자가 참고인으로 출석하기로 돼있었는데 불출석했다면서 KT 차원에서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황 회장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조사 방해 행위는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