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리 동결...소리없이 다가오는 ‘시그널’

2020-04-21     윤인주 기자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열린 4월 금융통화의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5%로 0.1%포인트를 하향 조정했으며, 물가 전망도 2.6%에서 2.5%로 낮췄다. 한은의 발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경기는 생각보다 나쁠 거 같지만 그래도 금리를 낮출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인 셈이다. 한은은 지난해 말 기준 금리를 한 번 인상했기 때문에 수개월 후에 다시 금리를 내리게 되면 체면이 좀 구겨지는 상황이다. 당시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 경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부동산에 쏠리는 시중 자금을 막기 위해서였기 때문에 정치적 판단으로 기준금리를 건드린 것 아니냐는 비판의 여지도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우리나라 경기가 금리를 내려야할 만큼 나쁘지는 않다, 잠재성장률 범위 안에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괜찮은 상황이다”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추경을 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경기는 여전히 괜찮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것도 좀 어색한 모양이 된다. 때문에 이번 금통위에서는 경기가 안좋을 것이며 금리는 당분간 올리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시장 예상보다 더 강하게 제시했다. 하반기로 가면서 반도체 가격 등이 상승하고 수출이 좋아지는 신호가 나타나지 않으면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현재처럼 저금리 유동장세가 지속되는 사례를 거의 보지 못했다. 그래서 깊은 잠에 빠져있는 것처럼 보이는 시장에 소리없이 다가오는 시그널을 놓치지 말기를 요청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