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여야 강대강 대치 ‘이틀째’

2020-04-26     이정우 기자
자유한국당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가 25일에 이어 26일에도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오전부터 26일 새벽까지는 그야말로 몸싸움을 벌이면서 사라졌던 ‘동물국회’가 다시 돌아왔다. 지난 7년 전 동물국회는 더 이상 안된다면서 국회선진화법을 만들었지만 이날 국회선진화법은 무력화됐다. 그리고 여야 강대강 대치는 이틀째인 26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패스트트랙을 재상정 하겠다고 밝혔고, 자유한국당은 결사저지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사려졌던 동물국회, 다시 재등장

지난 25일 오전부터 자유한국당은 바쁘게 움직였다. 바른미래당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오신환 의원을 배제하고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는 사보임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채 의원이 의원실에서 나가는 것을 막은 것이다. 전날까지 채 의원은 의원실에서 철야 업무를 했고, 사보임 소식을 듣고 의원실을 나가려고 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가로 막았다. 이에 채 의원은 창문틈에서 기자회견을 해야 했고, 소방관과 경찰을 불러 창문을 뜯어내서 탈출을 시도하려고 하자 자유한국당이 점거 농성을 풀었다. 이후 오후에는 선거제 개혁 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 그리고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 등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려고 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 그리고 당직자들이 국회 의안과를 가로막고 결사저지를 했다. 이에 문희상 의장은 33년만에 국회 의안과에 경호권을 발동했지만 숫적으로 열세이기 때문에 결국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지 못했다. 이후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한 심의 의결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자유한국당의 저지로 무산됐다. 자정을 넘어 새벽이 되면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재차 시도를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의 저지는 국회법 위반이라면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해산을 하면서 이날 동물국회는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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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상정 약속한 與 vs 결사저지 한국당

26일 날이 밝자 여야는 공식 회의를 열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부터 우리 당은 비상사태라고 판단하고 모든 의원들과 당직자, 보좌진이 단결해 적폐세력을 청산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관계법을 반드시 통과시켜 새로운 법질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즉, 패스트트랙을 재상정하겟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반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안과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오늘도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온몸으로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날도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전날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일단 철수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국회 역시 경호권을 발동했지만 강제 해산 절차는 밟지 않았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물리적 저항이 장기화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한 더불어민주당과 국회가 이날은 강제 해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폭력 사태가 예고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상당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법적 공방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의 사상초유 폭력사태에 대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오늘 오전 중 바로 고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회 사개특위에서 사보임된 것에 대해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이런 법적 공방은 장기화되면서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장기적인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살면서 어제같이 살벌한 국회는 처음 경험했다”면서 아직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