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소주 인상 소식에 눈치 보는 사람들

2020-04-29     채혜린 기자
사진출처=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소주시장 1위 업체인 하이트진로가 다음달 1일부터 참이슬 소주 제품 가격을 6.45% 인상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눈치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경쟁사인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밖에도 지역소주업체들 역시 소주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일선 식당들도 소주 가격을 인상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깊다. 소주 가격을 인상할 경우 그에 따른 손님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서 소주 가격 인상을 생각하기 쉽지 않다. 애주가들 역시 고민이 깊어진다. 소주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소주를 가급적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속출하고 있다.

나름 이유가 있는 참이슬의 가격 인상

하이트진로는 소주제품 가격을 다음달 1일부터 6.45%로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비판 여론에 직면하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360㎖)의 공장 출고가격은 병당 1015.7원에서 1081.2원으로 65.5원 오르게 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2015년 11월 가격인상 이후 원부자재 가격, 제조경비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면서 가격 인상은 당연한 것인데 이에 따른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억울하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3년 여 간 누적된 인상요인이 10% 이상 발생했으나 원가절감 노력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로 인해 서민들은 “소주 너마저!!”라면서 이제 소주도 마음대로 마시지 못한 고급술이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게다가 경쟁사인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주류 역시 원가 상승 등의 요인이 발생했는데도 그동안 가격 인상을 미뤄왔다면서 이번 기회에 가격을 인상시키겠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이처럼 소주업계의 양대산맥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가격 인상을 검토하면서 지역소주업체들 역시 고민에 빠졌다. 지방소주업체 관계자는 원가상승의 요인은 분명히 있다면서 지역 정서 때문에 소주 가격을 쉽게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반면 충청권 주류업체인 맥키스컴퍼니는 주력제품 ‘이젠우리’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맥키스컴퍼니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상황과 물가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소주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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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업주들 “소주 가격 올려야 해 말아야 해???”

소주 가격 인상 소식에 식당업주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출고가 인상에 따른 일선 식당의 소주 가격도 인상을 해야 하는데 통상적으로 출고가가 몇십원 오르게 되지만 일선 식당은 1천원 단위로 오르게 된다. 예를 들면 4천원 받았던 소주 가격을 4천30원 등으로 받을 수 없다. 또한 4천500원 등으로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5천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일선 식당 업주들은 손사레를 친다. 식당 관계자는 “소주 가격을 5천원 받으면 손님 끊긴다. 가뜩이나 마진을 많이 남긴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한데 누가 소주 가격을 5천원으로 인상하겠는가”라면서 소주 가격 인상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애주가들 역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퇴근 후 포장마차에서 우동 국물과 함께 마시던 소주의 가격 상승은 직장인 회식 문화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일부 애주가들은 ‘소주’를 편의점에서 구매하고 식당에서 마시는 구조로 바뀔 수도 있다고 예고하고 있다. 이미 일부 식당에서는 소주를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것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만큼 소주 가격 부담이 증가하면서 식당과 애주가들의 공생관계를 만든 것이다. 애주가 송모씨(40)는 “최근 자주 가는 단골집이 소주는 편의점에서 구매해도 된다고 해서 더욱 자주 이용하게 됐다. 미안한 마음에 안주 하나라도 더 시키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