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저물가 시대, 한은 기준금리 인하는
2020-05-02 윤인주 기자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는 저물가 시대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100)로 1년 전보다 0.6% 상승했다. 이는 동월 기준으로 2015년 4월(-0.4%) 이후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석유류가 지난해 4월보다 5.5%를 하락하면서 물가 하락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또한 채소류 가격은 11.9%나 하락해 전체 물가를 0.19%p 낮췄다.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해 체감지표로 알려진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상승했다.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는 2.7% 하락했다. 서비스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9% 오르는 데 그쳤다. 김윤성 물가동향과장은 “국제유가가 일부 인상됐지만 작년 유류세 인하 영향으로 석유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농축산물 가격 안정과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수급 안정과 유류세 인하가 물가 인상을 억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4개월 연속 0%대 저물가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경기불황으로 수요가 부진해지고 상품가격이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물가지수와 체감물가는 상당히 차이가 난다는 점다.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으면서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경기불황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경기불황 타개책으로 금리 인하 제기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면서 경기부양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시중에 돈을 풀어야 하는데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방법이다. 추경은 국회가 여야의 정쟁 대결로 인해 5월 임시국회가 불투명해지면서 사실상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로 인해 또 다른 방안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방법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한국은행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생각이 없다고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해오고 있다. 지난 1분기 성장부진은 일시적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고, 중앙정부의 예산집행과 사업현장의 실질집행 속도 간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2분기에서는 경기부양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 2.50%로 우리나라 1.75%와 0.75%p를 보이고 있다. 만약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게 되면 양국의 금리 격차는 1.0%p로 나타나게 되는데 역전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즉, 시중시장에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금리를 인하할 경우 오히려 국내 돈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금리를 인하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제반적인 요인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물가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금리 인하 목소리가 점차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계 관계자는 “저물가 시대가 지속되면 될수록 금리 인하 압박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