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주년 ④] 소득주도성장, 실패한 성장?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 핵심 정책 소득주도성장은 방향은 공감, 방법은 글쎄 경제 활성화 위해서는 국회에서 관련법 처리

2019-05-09     이성민 기자
문재인

문재인 정부가 오는 10일로 2주년이 되는 날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탄핵으로 탄생된 장미대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면서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정부가 탄생됐다. 그리고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고, 문재인 정부의 공과(功過)가 탄생했다. 41.1%의 득표율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적극적인 소통, 적폐 청산 등과 함께 남북 화해 분위기를 형성한 점은 높이 평가를 받지만 경제분야 등과 함께 여야 협치 등에 대해서는 난감한 처지다. 문재인 정부 2주년을 맞이해 본지에서는 앞으로 문재인 정부 2주년에 대해 평가를 하고자 한다.(편집자주)

[파이낸셜리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으로 대변된다. 특히 소득주도성장은 문재인 정부 초창기 경제정책의 핵심이었다.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지행하는 소득주도성장은 기업의 투자와 수출로 대변되는 과거 경제성장 방식을 벗어나 우리 경제에 만연한 불평등을 해소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바탕으로 균형 잡힌 성장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핵심이다. 양질의 일자리 증가와 임금 수준 향상을 통해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수요가 발생하게 되면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성이 증가되고, 투자와 일자리가 증가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것이 바로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이다. 우리 경제 선순환 구조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소득주도성장의 주요 골자다.

방향성은 공감하지만 다소 성급한 정책

소득주도성장은 대체적으로 방향성은 공감했다. 우리 사회의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것이기에 공감은 했다. 하지만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비판은 쏟아졌다. 핵심은 최저임금 인상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부작용이 발생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일자리를 만들지 않고, 오히려 폐업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이에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역풍이 불었다. 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지만 결국 공공의 일자리이기 때문에 민간 주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는 9만 7천명에 불과했다. 2009년 8만 7천명 이후 9년만에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실업자 수는 지난해 107만 3천명으로 실업률은 3.8%로 2001년 4.0%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실업률 증가에 대해서는 제조업 경기 부진과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주요 원인으로 경제계는 꼽고 있다. 정부는 계속해서 재정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민간이 받쳐주지 못하면 그것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결국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교체되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 역시 많은 변화를 겪어야 할 정도로 소득주도성장은 빛을 바랬다. 물론 소득주도성장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문재인

혁신성장·공정성장으로 방향 틀었지만

이에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신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대책을 마련했다. ‘의료기기 규제혁신 방안’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방안’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 등이 바로 그것이다. 올해에는 비메모리반도체·바이오·미래자동차 등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우는 등 신산업 성장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도 상당한 관심을 두면서 이에 대한 과감한 규제 개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대기업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화한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는 대기업은 ‘타도의 대상’인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대기업을 ‘파트너’로 인정하면서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DSR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것도 대표적인 변화로 꼽힌다.

우리 경제 활력 위해서는 규제 개혁 입법 처리가 필수

문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국회가 나서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제 폐지, 담합 과징금 한도 최고 2배 상향, 순환출자 규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야당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이밖에도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안, 금융그룹통합감독법 개정안,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 대리점거래 공정화법 개정안 등 각종 법안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국회는 2월 국회에 이어 3월 국회, 4월 국회도 빈손이었다. 상임위원회 회의가 열린 날도 3일에 불과하다. 5월 국회 역시 빈손 국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국회의 노력은 더욱 절실하다. 관련 법안의 처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정쟁에 가로막혀 아무 것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