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버스 파업 현실화, “공감은 하지만 서민의 발은”
2020-05-10 전민수 기자
근무환경 개선보다는 임금 감소 우려가
노선버스운송사업은 사실상 무제한 노동이 가능한 특례업종이었지만 지난해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특례업종이 제외되면서 오는 7월 1일 300인 이상 노선버스 회사는 주 52시간 적용을 받는다. 이는 버스기사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살인적인 운행일정으로 인한 졸음사고 등을 예방하기 차원이다. 하지만 오히려 부작용이 발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근무환경이 개선되기는커녕 임금이 감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운수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버스운전기사의 월평균 임금은 354만원이다. 기본급이 전체임금의 49%이고 나머지는 연장 근무수당이다. 따라서 주52시간제가 적용되면 근무시간이 줄어들면서 연장근무 수당이 대폭 삭감될 수밖에 없다. 노동시간 단축이 임금 감소로 이어지면서 버스운전기사의 처우는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버스운전기사들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파업을 결행하기로 한 것이다. 서울 우의동에서 당곡사거리까지 운행하는 한 노선버스 운전기사 이모씨(46)는 “주52시간 근무 적용에 따른 임금 감소를 지방정부 혹은 중앙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미 예견된 파업,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사실 이번 파업은 예견된 파업이었다는 것이 버스 업계의 이야기다. 지난해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인해 노선버스운송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1년 동안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도 없이 오는 7월 1일 주52시간 적용만 하겠다고 나서면서 버스운전기사들이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버스기사들의 설명이다. 이모씨는 “정부가 제때 대책 마련을 해줬다면 이런 파업은 없었을 것이다. 버스를 이용하는 서민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씨 역시 “이미 예견된 파업임에도 정부가 아무런 대책 마련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정부의 잘못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