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트럼프 만난 신동빈, 롯데는 脫중국 몸부림

2020-05-14     이성민 기자
도널드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훌륭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롯데가 그동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으로 인해 중국의 진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되면서 중국에서 발을 빼고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 중에 있다. 그런 기조 속에 신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대담을 나눴다는 것은 롯데가 미국을 교두보로 글로벌 시장까지 노리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남으로 롯데의 글로벌화에 대한 발판을 마련했다. 본격적인 해외로의 시장 개척이 이뤄지는 셈이다.

트럼프 “신동빈 백악관에서 맞이해 기쁘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신 회장을 면담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신 회장을 백악관에서 맞이하게 돼 매우 기쁘다. 그들(롯데그룹)은 루이지애나에 31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면담 내용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같은 훌륭한 파트너들은 미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신 회장과의 면담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조윤제 주미대사와 롯데그룹 관계자들, 미국 쪽에서는 매슈 포틴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자리를 함께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백악관에서 한국 대기업 총수를 면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신 회장은 면담 직후 기자들이 무슨 대화를 나눴냐고 질문하자 “여러가지”라고 짧게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 회장을 면담한 이유는 지난 9일 루이지애나주에서 롯데케미칼 석유화학공장 준공식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축전을 통해 “대미 투자라는 현명한 결정을 내린 롯데그룹에 박수를 보낸다”고 칭찬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롯데가 투자한 금액이 31억달러(약 3조 6천억원)으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대미 투자이면서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 화학공장에 투자한 것으로 가장 큰 규모이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의 루이지애나 공장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연간 100만t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설비를 갖췄다. 롯데케미칼이 루이지애나 공장에 투자를 한 이유는 미국 현지의 셰일가스를 이용해 생산비를 절감하는 경제적 측면이 크다고 판단했다. 셰일가스를 국내로 들여올 경우 부피 때문에 막대한 운송비가 들어간다. 이에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는 것이 생산비 절감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신동빈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롯데

롯데가 이처럼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 정책으로 동남아에 눈을 돌렸던 롯데가 이제는 미국 진출이라는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사드로 인해 사업의 어려움을 겪었던 롯데가 중국을 탈피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고, 백화점은 지난해 12월 텐진 동마로점에 이어 올해 3월 텐진 문화중심점, 웨이하이점 등의 영업을 종료했다. 제과와 음료 계열사는 공장을 매각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아직 사드 보복에 대한 해제를 검토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해서 중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롯데가 이제 중국을 넘어 글로벌로 그 시장을 확장하겠다고 판단했다. 특히 화학과 유통이라는 양수겸장을 통해 롯데의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또한 그룹 2인자인 황각규 무회장은 파키스탄 현지에 소재한 식품, 음료, 화학 사업장 등을 방문했다. 대기업 총수와 2인자가 동시에 해외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셈이다. 대기업 총수는 미국으로 2인자는 파키스탄으로 해외 사업 현장을 둘러보았다는 것은 미국과 동남아 시장에 대한 투자가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사업 철수 및 금융 계열사 매각 등으로 현금 확보를 한 롯데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