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리뷰] 내집 마련 평균 7년 걸려

수도권, 한푼도 쓰지 않는다면 6.9년 걸려 아파트 희망하지만 현실은 다세대 주택 주택 마련 필요하지만 불가능하다 인식

2020-05-17     윤인주 기자
사진출처=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우리 국민이 내집 마련을 하기 위해서는 평균 7.1년 걸리고, 수도권은 한푼도 쓰지 않아야 6.9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국토연구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 지난해 6~12월 표본 6만 1천275가구를 대상으로 개별면접 조사를 한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생애 최초 주택마련’ 시간은 7.1년 걸렸다. 이는 지난해 6.8년, 2016년 6.7년보다 높은 것으로 해마다 점차 높아졌다. 이 조사는 단순히 소요 기간에 대한 설면 결과일 뿐, 자비 혹은 대출 등 자기집 마련을 위한 자금 조달 방안을 한정한 것은 아니다. 한푼도 쓰지 않는다면 과연 얼마나 걸릴까. 자가(自身)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구입 가격 배수는 전국적으로 5.5배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시 말하면 한 가구가 1년 소득을 모두 저축한다면 5.5년 모아야 자기 집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수도권은 6.9년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깁 집을 가진 가구의 비율은 61.1%인데 수도권은 54.2%, 광역시는 63.1%, 도 지역은 70.3%로 집계됐다.


턱 없이 높은 주택 구입의 꿈, 부모에게 기댈 수밖에

이처럼 턱 없이 높은 주택 구입의 꿈 때문에 소위 금수저 뿐만 아니라 흙수저들도 부모에게 주택 구입의 꿈을 기댈 수밖에 없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청년층 주거특성과 결혼 간의 연관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경제 수준이 높은 그룹에서 남성은 49.3%, 여성은 43.4%가 부모에게 결혼 시 주택 구입 지원을 기대햇다. 반면 부모 경제 수준이 낮은 그룹에서는 남성이 7.9%, 여성은 2.2% 기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8년 8월 31일∼9월 13일 만 25∼39세 미혼남녀 3002명(남성 1708명, 여성 129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부모의 경제적 수준 여부와는 관련 없이 부모에게 기대지 않으면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혼 청년들은 아파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기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다세대연립주택 전월세가 ‘현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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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마련 꿈 포기하는 청년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만 25~39세 미혼남녀가 희망하는 신혼집은 아파트가 79%, 단독주택이 14.9%, 연립 및 다세대주택이 3.6% 순이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아파트는 40%이고, 연립 및 다세대주택이 36.7%, 오피스텔이 12.1%였다. 희망하는 점유 형태는 ‘자가’(自己家)가 73.9%, 전세가 24%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전세가 56.5%로 가장 많았다. 전세로 시작하는 현실은 다른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KB국민은행에서 2018년 주택대출(주택구입자금 대출,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27~35세 신혼부부 고객의 대출 총 5만3978건을 분석한 결과, 전국 신혼부부의 84.9%가 신혼집을 ‘전세’로 시작했다. 반면 내집 마련 비율은 15.1%에 불과해서 사실상 신혼부부들의 내집마련은 ‘전세’로 출발한다는 것이 입증됐다. 전세자금 대출은 평균 1억 8천만원인데 전용면적 41㎡ 기준으로 자가마련은 7천만원, 대출은 1억 1천만원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도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남 508명, 여 492명)을 조사한 결과 신혼부부 한 쌍이 결혼자금으로 쓴 돈은 평균 2억3186만원이었는데, 이중 신혼집 마련에 1억7053만원을 사용했다. 신혼집 마련이 결혼비용에서 73.5%에 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미혼남녀 10명 중 4명은 내집 마련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청년층 주거특성과 결혼 간의 연관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반드시 집을 소유해야 한다’는 응답은 45.1%였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이 필요하지만 불가능해 보인다’는 응답은 남성 42.1%·여성 46.6%였다. 이처럼 미혼 청년들이 자신의 집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자신의 집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혼 자체도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핵심은 청년들이 손쉽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아버지들의 월급만으로도 충분히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이제 아무리 노력해도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이런 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