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최저임금의 빛과 그림자, 靑의 결단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득 불균형 개선 자영업 고용 유발 효과는 상당히 떨어져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 3~4% 수준으로
2020-05-22 이성민 기자
최저임금 인상, 그 빛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임금소득 격차를 크게 줄이게 했다. 노동부가 지난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최저임금 영향분석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중위임금 3분의 2미만인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19.0%로 전년 동월(22.3%)에 비해 3.3%p 감소했다. 이는 200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20% 이하로 떨어졌다. 하위 20%와 상위 20% 임금 격차를 보여주는 임금 5분위 배율은 4.67배로 2017년 6월 5.06배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즉,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하위 20% 근로자의 소득을 개선시켰다는 효과가 그대로 보여준 수치다. 이는 통계청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8월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18.6%로 전년 동월(27.2%)에 비해 급감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불평등을 개선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기존의 임금불평등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결코 부작용만 있었다는 일부 세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 조사가 임금근로소득만 반영했다는 점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소득이나 자산소득 등에 대해서는 또 다른 문제점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새로운 임금 체계 필요
해당 자료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사업주가 고용을 줄였다. 이는 통계청 자료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를통해 지난해 하반기 전체 취업자(2천709만명)를 232개 산업 소분류로 분석한 결과 음식점업 취업자는 163만 7천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 4천명 감소했다. 증감률로 보면 1년 만에 6% 줄어들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의 불만도 상당하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2월 공개한 ‘2018 전국 소상공인 실태 조사’에서 소상공인의 76.4%는 “최저임금이 높다”고 답했다. 지난 2015년 같은 조사에서 최저임금이 높다고 답한 소상공인은 7.5%에 불과했다. 2015년 최저임금은 5580원이었다.힘 받는 최저임금 속도조절론
이에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그리고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에 얽매이지 않겠다면서 속도조절론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이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한 3~4% 수준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일부에서는 아예 올해 수준인 8천350원으로 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문제는 노동계의 반발이다. 노동계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어야 한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공익위원들이 사퇴를 하면서 새로운 공익위원으로 채워지게 된다면 과연 7월말까지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한 노동계를 대표하는 노동위원들이 만약 최저임금위에 불참을 하겠다고 선언이라도 한다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은 그야말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하층 근로자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일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나라 경제를 생각하면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