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노무현 정신은 ‘현재진행형’
2020-05-23 어기선 기자
지방분권 외쳤던 노무현, 이제 개헌으로
노 전 대통령은 총선 때마다 지역주의를 타파한다면서 ‘부산’에 출마를 했다. 덕분에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전국적으로 ‘노사모’가 조직됐고, 대통령까지 하게 됐다.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은 ‘국토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세종시에 수도 이전을 계획했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 의해 정부종합청사만 옮기게 됐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시절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 이전을 해왔다. 현재 많은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했지만 형식적인 이전이지 아직 화학적 융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따라서 공공기관의 실질적 이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정책이 구사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국토균형발전’과 더불어 ‘지방분권’ 역시 노무현 정신인데 지방분권은 아직 요원하다. 그 이유는 지방분권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한데 아직 개헌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이 임기 말에 개헌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뤄지지 못하고 10년 이상을 개헌 논의 출발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지역주의 타파·공수처 설치, 패스트트랙 열차는 성공할까
노무현 정신의 또 다른 내용은 바로 지역주의 타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승자독식의 현행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을 위한 선거제 논의를 했고, 지난달 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까지 끝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이에 반발, 장외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패스트트랙이 과연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게다가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그리고 정의당 일부에서는 ‘의원 정수 확대’를 전제조건으로 내걸면서 패스트트랙 열차가 탈선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무현 정신의 또 다른 내용은 ‘검찰 개혁’이고,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공수처 설치 법안 제정이다. 노 전 대통령은 ‘검사와의 대화’를 통해서도 검찰 개혁을 부르짖었고, 이에 노 전 대통령의 임기 동안 검찰 개혁을 위해 부던히 노력했지만 끝내 검찰 개혁은 이뤄내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조국 서울대 교수를 청와대 민정수석 자리에 앉힌 것은 검찰 개혁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올만큼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올인하고 있다. 이에 공수처 설치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태워졌지만 문무일 검찰총장이 검찰 개혁 법안에 대해 비판을 하는 등 검찰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한반도 평화는 어디로
노무현 정신의 또 다른 현재진행형은 ‘한반도 평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 정상회담을 가진 것을 ‘만남’의 성격이 강했다면 노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은 구체화를 시켰다는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정부를 거치면서 그 구체화된 내용을 실현시키지 못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세차례 남북정상회담을 열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와 실천이 이뤄졌다. 게다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가지면서 북미대화의 물꼬를 열었다. 다만 올해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면서 현재 냉각기를 갖고 있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중재자론을 통해 노무현 정신인 한반도 평화를 안착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