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전통산업 vs 신산업 갈등, 낮잠 자는 정부·국회
4차 산업혁명 발달로 전통산업과 신산업 갈등 전통산업의 위기감과 신산업 절박함의 충돌 정부와 국회, 팔짱 끼지말고 적극 나서야
2020-05-27 이성민 기자
곳곳에서 부딪히는 전통산업과 신산업 갈등
전통산업과 신산업 갈등의 대표적인 업종은 실시간 차량공유서비스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이다. 문제는 앞으로 자율주행기능이 상용화된다면 택시업계의 갈등은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가 등장하면서 전통산업과 신산업의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결혼컨설팅업체와 모바일 결혼컨설팅업체의 갈등도 만만치 않다. SNS 시장의 발달로 인해 ‘임블리’ 등도 비슷한 상황이 벌이지고 있으며 모바일 몰의 확장으로 인해 전통산업은 물론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상당히 위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산업의 개척은 전통시장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택시기사들이 잇달라 분신자살을 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새로운 산업은 자고 일어나면 생길 수밖에 없다. 어제 새로운 산업도 오늘은 전통산업이 되고, 오늘 새로운 산업도 내일은 산업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즉,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기존 시장은 전통산업이 되고, 새로운 산업은 형성되기 마련이다. 그런 새로운 산업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전통산업은 사장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전통시장의 출구전략은 필요하고
초고도 성장 시대에는 하루가 지나면 ‘파이’가 커졌기 때문에 신산업은 굳이 전통산업과 경쟁을 하면서 성장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전통시장 역시 굳이 신산업과 갈등을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초고도 성장 시대는 막을 내리고 저상장시대에 접어들게 되면서 신산업은 기존 전통시장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경쟁을 해야 했다. 그리고 전통산업은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걸게 됐다. 전통산업 종사자는 신산업이 자신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판단하고 있고, 신산업 종사자는 기존 시장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다. 이러다보니 갈등은 빚어지게 될 수밖에 없고, 분신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팔짱 끼고 있는 정부와 국회
문제는 이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팔짱을 끼고 있다는 점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새 산업이 등장하면 혁신·변화도 있겠지만 기존 사업이 혁신을 따라가지 못해 겪는 어려움도 분명 있다”면서 “대화와 타협, 서로간의 존중,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공동체 정신 등이 모여야 한다”고 원론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갈등의 중재자인 정부가 갈등의 방관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대목이다. 산업계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발달로 산업 변환기에 접어들었는데 정부는 ‘대화와 타협, 서로간의 존중, 공동체 정신’만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산업과 신산업 종사자들끼리 협의하라는 것은 이상적인 것이지만 매우 비현실적이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부는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 전통산업과 신산업이 공존할 수 있는 회의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앞으로 새로운 기술에 의한 신산업은 계속해서 출현을 하게 되기 때문에 상설 회의 기구를 통해 전통산업과 신산업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그런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국회다. 국회가 여야 정쟁으로 인해 개점휴업 상태다.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임시국회는 올스톱된 상태다. 빈손국회로 인해 신산업과 전통산업을 공존하게 하는 법률안이 처리돼야 하는데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택시기사의 분신자살 등이 계속 이어지는 등 사회는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국회는 낮잠만 자고 있다. 해외는 이미 새로운 기술을 갖고 신산업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그에 따른 육성 방안 등을 정부와 의회가 모두 머리를 싸매고 연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태평한 모습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에 의한 신산업을 다른 나라에게 빼앗긴다면 우리의 먹거리를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는 이 문제에 대해 반드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