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시사 인문학 365일] 6월 1일 침묵의 미소

2020-06-01     파이낸셜리뷰

어쩌면 미소 짓는 물여울처럼

부는 바람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고마운 햇빛은 기름인양 하고 .

(중략)

잔 물결 큰 물결의

출렁이는 바다가도 싶고

은 물결 금 물결의

강물인가도 싶어

보리가 익어가는 푸른 밭 밭머리에서

유월과 바람과 풋보리의 시를 쓰자

맑고 푸르른 노래를 적자.

- 김남조의 ‘6월의 시’중에서 -

[파이낸셜리뷰] 6월은 일 년의 중간시점으로 봄이 지나고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힘찬 에너지의 계절이다. 6월은 나라의 중요성과 호국보훈의 마음을 전하는 애국의 달이기도 하다. 6월의 푸근하고 늘 푸른 자연을 보고 있노라면 몸과 마음을 길러주신 어머니 생각이 난다. 풍요로운 대지와 아낌없이 내어주는 사랑의 화신인 어머니. 6월은 경이로운 영성의 침묵도 가르친다. 침묵은 올바른 길로 가게 하는 이정표로 단순히 말이 없는 것과는 다르다. 침묵이야 말로 생의 절제이자 말잔치다. 침묵은 자연의 위대함과 마음의 고요함을 진정성 있게 들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옛일은 잊어버리자! 뜨거운 열정과 겸손한 침묵으로 지혜를 깨워 실행에 옮겼으면 한다.

오늘의 역사: 헬렌 켈러 사망(1880-1968)

헬렌 켈러는 자서전 ‘내가 살아온 이야기’에서 우리가 평소 감사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어떤 기적이 일어나 내가 사흘 동안 볼 수 있게 된다면… 먼저, 어린 시절 내게 다가와 바깥세상을 활짝 열어 보여주신 사랑하는 앤 설리번 선생님의 얼굴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얼굴 윤곽만 보고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꼼꼼히 연구해서, 나 같은 사람을 가르치는 참으로 어려운 일을 부드러운 동정심과 인내심으로 극복해낸 생생한 증거를 찾아낼 겁니다.”

헬렌은 미국 앨라배마 주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평범하게 태어나서 19개월 되었을 때에 뇌척수막염으로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고 말았다.

여섯 살 무렵, 앤 설레번이 가정교사로 들어와 헬렌을 정상인으로 키웠다.

설레반은 가난한 아일랜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어릴 때 고아가 되었다. 하지만 구빈원을 전전하는 어려운 생활을 극복하고 퍼킨스 학교에서 점자 및 수화 사용법을 배웠고 수석으로 졸업했다. 사실 설레반도 장애인이다. 어려서부터 결막염으로 시각장애인과 다름없는 생활을 했고 평생 사물이 둘로 겹쳐 보이는 시각 불편을 감내 해야만 했다.

헬렌은 행복을 전하는 파랑새로, 빛의 천사로서 장애자를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다가 88세로 생애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