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사람 잡는 폐그물, 어선 전복 사망 발생

2020-05-31     전민수 기자
31일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31일 전북 부안 위도 인근 해상에서 어선이 폐그물에 걸려 전복,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폐그물 등 폐어구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부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5분쯤 부안군 위도 북쪽 방향 9km 해상에서 7.9t급 어선 덕진호가 뒤집힌 채 발견됐다. 선실 내에서 선장 정모(45)씨와 선원 정모(45)씨, 최모(54)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확인, 구조했지만 끝내 숨졌다. 해경은 덕진호가 선박 간 충돌이 아닌 스크루에 폐그물이 걸려 뒤집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폐그물로 몸살 앓고 있는 바다

바다는 그야말로 폐그물 등 폐어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3차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계획 수립 연구’에 따르면 국내 해역에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연간 6만 7천톤으로 추산되는데 폐어구·폐부표가 4만톤, 육상 쓰레기가 2만 7천톤으로 조사됐다. 전세계적으로 2014년에 3억1000만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됐고, 현재 사용량을 고려하면 2050년 생산량은 20억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이것이 각종 사건사고를 발생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3년부터 5년간 발생한 선박사고 8천81건 중 887건이 폐그물에 의한 사고다. 해양쓰레기로 인해 천연기념물 등이 멸종위기에 놓이기도 하고 수산생물이 폐그물에 갇혀 폐사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연간 어획량의 10%인 약 3천800억원의 손실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양쓰레기 수거도 고민해야

이에 황주홍 국회 농해수위원장은 24회 바다의날인 31일 ‘해양환경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해양쓰레기의 경우 염분과 이물질 등이 포함되어 있어 처리비용이 육상쓰레기의 약3배 수준인 톤당 30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인력과 수거장비는 물론 집하장, 육상처리장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효과적인 해양쓰레기 수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결국 부유·침적쓰레기는 물론 연안 및 도서지역 해안가쓰레기가 장기간 방치되고 있고, 특히 해양쓰레기의 80%이상을 차지하는 해양플라스틱으로 인해 수산물을 소비하는 국민들의 먹거리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해양쓰레기의 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간단체의 자발적 수거활동을 적극 독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법에도 해양쓰레기 수거 등을 하는 민간단체를 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그 지원범위와 내용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어 실제 민간단체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정안에는 해양환경 보전, 관리 및 해양오염방지 활동을 하는 어촌계, 해양구조협회, 수협 등 민간단체에게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적, 재정적, 기술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신설됐다. 또한 연안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도서지역에서 해양쓰레기 수거활동을 하는 민간단체를 우선지원하도록 했다. 황 위원장은 “효과적인 해양쓰레기 수거를 위해서는 정부노력 뿐 아니라 민간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특히 섬이 많은 전라남도와 같이 인구감소 및 고령화가 심각한 쓰레기수거 사각지대인 도서지역에서 실시되는 민간단체의 활동은 우선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지난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79차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국민 우려가 큰 해양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해양 플라스틱 저감 종합대책’을 심의·확정했다. 이 자리에서 해양 쓰레기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2030년까지 50%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을 논의했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약 53%를 차지하는 폐어구·폐부표의 회수를 촉진하기 위해 ‘어구·부표 보증금 제도’를 2021년부터 시행하고, 해양투기를 유발하는 기준미달 어구는 ‘수산자원관리법’ 개정을 통해 제조·사용단계뿐만 아니라 수입·유통단계까지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