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기업·정치권 “밀레니얼 세대 잡아라”

2020-06-07     파이낸셜리뷰
사진=파이낸셜리뷰DB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최근 기업이나 정치권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주목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이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한 세대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소통에 익숙한 세대다. 이들은 모바일 기기에 익숙해지면서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경향이 강하다.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집회를 기점으로 해서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촛불집회 등을 보면 밀레니얼 세대는 ‘정치적 의사표현’이 확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측면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는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브랜드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을 중시하며, 내집 소유의 개념은 약하고, 효율성과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에 가치 있는 일을 통해 돈을 벌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들, 밀레니얼 세대 주목

밀레니얼 세대에 주목한 기업들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계이다. 이들은 TV에 예술 작품을 담은 ‘라이프스타일형 TV’를 선보였다. TV가 단순히 거실 가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예술 작품 감상을 하는 등 인테리어 소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는 ‘가치’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경향을 담은 것이다. 냉장고 역시 예술작품이나 인테리어 일부가 되고 있다. LG 오브제 제품은 주문 제작 방식이다. 즉, 구매 후 제품을 받기까지 2~3주가 소요되지만 소비자의 취향이 반영되기 때문에 자신만의 냉장고를 갖게 된다. 삼성전자 역시 ‘비스포크(BESPOKE)’를 선보였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가전시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TV, 신문, 라디오 등 전통적인 광고 채널 대신 유튜브, SNS 광고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모바일 세대라는 점에서 주요 타깃을 전통적인 광고 채널이 아닌 새로운 광고 채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더욱이 이들은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브랜드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을 중시하며, 효율성과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기존의 광고 틀을 깬 기발한 아이디어에 기업들이 주목을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기존의 15초 혹은 30초 단위의 광고에서 벗어나 웹드라마 등에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웹드라마 형식의 경우에는 1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유튜브 등에서 방영될 경우 소위 ‘스킵’(광고 건너뛰기)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서는 이른바 B급 정서를 반영한 광고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들 광고들은 ‘아예 웃기거나’ 혹은 ‘아예 반전이 있거나’ 혹은 ‘아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면 전환이 이뤄지거나’ 혹은 ‘아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스토리를 갖고 있거나’ 등의 기법을 통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최대한 잡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유튜브 광고가 대세를 이루면서 웹드라마 등을 통한 광고도 상당히 많이 제작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밀레니얼 세대 관심가져

정치권에서도 밀레니얼 세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자유한국당이 당색(黨色)을 전통적인 ‘빨산색’ 대신 ‘밀레니얼 핑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밀레니얼 핑크는 밝은 파스텔톤의 분홍색을 말하며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립스틱 색상으로 꼽히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황교안 대표가 취임 100일 맞아 출간한 책 표지, 황교안 대표의 ‘2040 미래 찾기 토크 콘서트’ 홍보 포스터, 여의도연구원 명함 등에 밀레니얼 핑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강경 보수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부드러움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이에 대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겉보기에만 부드러운 색깔을 사용한다고 해서 국민이 진정성을 느낄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관심은 이제 기업을 넘어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기업으로서는 소비 구매층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이고, 정치권으로서는 투표층이 이들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가 이제 베이비붐 세대를 대체하는 소비 주체가 되면서 유권자가 되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