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이동걸 산은회장, 또 다른 론스타 안돼”
2020-06-17 어기선 기자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종훈 민주당 의원이 17일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또 다른 론스타 사태를 만들어서는 안된다”면서 현대중공업 사태에 대해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03년 론스타 사태를 꺼내들었다. 당시 참여정부는 외환은행을 부실은행으로 규정해 헐값에 론스타에 팔아넘겼지만 외환은행 부실은 사실상 조작된 것이고, 론스타는 은행을 소유할 자격이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이후 론스타는 8년만에 4조원에 달하는 이익을 남기고 국내에서 자본을 철수했다.
김 의원은 “지금 대우조선해양을 재벌그룹에 넘겨주는 일련의 과정은 과거 론스타 사태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밀실에서 일이 처리되고 있다는 점, 이해관계자들의 의사가 무시되고 있다는 점, 큰 사회적 갈등비용을 유발하고 있다는 점, 특정한 주체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김 의원은 “지난 주 금요일, 현대중공업 노동자 수천여명은 파업을 선언하고 회사 정문을 나서 울산시청까지 18Km 이르는 구간을 행진 했다. 5월 31일 현대중공업 주주총회의 위법성과 부당함을 울산 시민, 나아가 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고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의 발단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현대중공업에게 넘기기로 한 데서 비롯했다. 산업은행이 일을 추진하는 과정을 보면 과거 론스타 사태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는 추진 절차가 비민주적이었다고 꼽았다. 대우조선해양 처리 문제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미래 뿐 아니라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가 걸린 복잡한 문제인데 그러나 산업은행은 대주주 이외의 이해관계자들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혹자는 산업은행의 이런 일방적인 일처리를 이동걸 회장의 ‘뚝심’이라고 하는데 비민주와 특정기업 편들기를 뚝심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의 비민주성은 그 반대편 계약 당사자인 현대중공업의 비민주성과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며 “현대중공업의 5월 31일 주주총회는 재벌대기업의 민낯을 보여주었고 국민적 비난을 받기에 충분했다”고 힐난했다.
김 의원은 산은이 설립목적에 따라 국가 균형발전 원칙을 고민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본사의 서울이전에 대해 산업은행은 회사가 스스로 결정한 일로 산업은행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면서 현대중공업의 법인 분할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매각이라는 절차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인데 어떻게 그런 무책임한 얘기를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산업은행은 계약의 주체로서 계약에 따른 상대방의 행위가 국민경제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이 회사 분할을 경영권 승계에 이용한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번에 현대중공업의 법인 분할 안은 대주주에게 이익을 몰아주고 3세 경영을 완성하기 위한 정교한 설계를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처럼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보인 절차의 비민주성, 지역균형발전 정책 무시, 경제민주주의 원칙 위배 등이 지난 금요일의 풍경을 만들어낸 원인”이라고 규정했다.
김 의원은 “산업은행은 지금이라도 현대중공업과 맺은 계약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역균형 정책이나 경제민주주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