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붉은 수돗물 사태, 제강업계 ‘한숨돌리나’
2020-06-25 채혜린 기자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붉은 수돗물 공포
인천광역시를 시발점으로 해서 최근 들어 붉은 수돗물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서울 문래동 일부 지역에서도, 안산 고잔동 지역에서도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인천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문제는 서울시 문래동 붉은 수돗물 사태가 아직까지 그 원인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수돗물 사태의 진상을 규명한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의 불편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 차원의 수돗물 검사가 진행 중인 인천의 경우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일단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다만 수돗물을 실제 마셔도 되는지 여부는 검사 추이를 좀 더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서 붉은 수돗물 공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곳곳에서 내가 마시고 있는 수돗물이 과연 안전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안심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붉은 수돗물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면서 노후 상수도관 교체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서울시, 내년말까지 노후 상수도관 전면 교체
이에 서울시는 내년 말까지 노후 상수도관을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당초 2022년이었던 완료 예정 시기를 2년 앞당긴 것이다. 서울 지역 노후 상수도관은 138km. 이는 서울시 상수도관의 1% 비중이다. 서울시 전역에는 1만 3천571km 길이의 상수도관이 매설돼 있는데 이 가운데 98.7%는 녹슬지 않는 내식성관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나머지 138km를 2022년까지 교체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계획을 대폭 앞당겼다. 재정규모는 2천억원 안팎으로 서울시는 예비비나 추경을 편성해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노후 상수도관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세아제강·현대제철 등 국내 강관 생산업체들은 일단 숨통을 틔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정부가 2023년까지 매년 8조원씩 총 32조원을 투입해서 낡은 기반시설 안전관리 강화를 하겠다고 하면서 강관업계는 그야말로 붉은 수돗물 사태가 고마워질 지경이다. 강관업계는 지난해부터 미국의 수출물량 제한 등으로 인해 수출환경이 악화되면서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붉은 수돗물 사태로 인해 노후 상수도관 교체 요구가 빗발치면서 업계에 활력이 불어넣어지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붉은 수돗물 사태로 인해 주민들이 겪을 불편은 말로 표현할 수 없겠지만 강관업계는 이로 인해 숨통이 틔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