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국회 정상화 수순, 추경 통과 난관 ‘셋’
2020-07-02 이정우 기자
난관 1. 예결위원장 인선
추경 통과를 위해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국회 예결위원장 임명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주 안으로 국회에서 한국당 몫의 예결위원장이 선출되도록 당내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예결위원장 선출이 계파 간 암투가 됐다는 점이다. 전임 위원장과 임기를 나누기로 약속했던 황영철 의원은 자신이 예결위원장에 선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새로 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면서 김재원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특위는 임기가 1년으로 지난 5월 29일 3기 위원들의 임기가 끝나면서 예결위는 공석인 상태다. 지난해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 때 한국당에서는 안상수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6개월 맡은 후 남은 임기는 황 의원이 직을 수행키로 합의를 했다. 따라서 황 의원으로서는 자신이 예결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친박계는 황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다면서 김재원 의원이 위원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갈등 속에서 나 원내대표가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위원장 선출이 늦어지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위원장 선출을 일부러 늦추는 것 아니냐면서 하루라도 빨리 위원장직을 선출해야 한다고 종용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 역시 위원장직을 빨리 선출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이번주 위원장직 선출을 하겠다는 의사를 보였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나 원내대표가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확실하게 하지 못하면 자칫하면 계파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난관 2. 한국당-미래당 추경 삭감·국정조사
또 다른 난관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추경을 삭감하겠다는 것과 북한 목선 귀순 및 역사교과서 수정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다. 정부가 6조 7천억원 규모의 추경을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원안 통과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번 추경에서 재해·재난 관련 추경을 제외한 모든 추경은 ‘총선용 추경’이라고 판단하면서 규모를 반으로 줄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실제로 필요한 추경은 미세먼지 대책 예산 1조 4천529억원, 강원도 산불·포항 지진에 따른 안전 예산 7천592억원이며, 경기부양 예산 4조 4천716억원은 쓸모 없는 예산이라고 규정했다. 이와 더불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북한 목선 귀순과 역사 교과서 수정에 대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조 주장이 만약 추경과 연계가 된다면 아마도 추경이 제때 통과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세조정은 양해하겠지만 지나친 요구는 폐업 핑계로 비칠 뿐”이라며 반발했다.난관 3. 정의당 공조
또 다른 난관은 정의당과의 공조가 깨질 위기라는 점이다. 국회 정상화 과정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나눠갖기로 했다. 이로 인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정개특위원장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심 위원장은 해고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반발했고, 정의당 역시 크게 분노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정의당과 사전교감이 있었다면서 상당히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정의당은 누구와 사전교감을 가졌냐면서 오히려 따졌다. 정의당이 이처럼 정개특위원장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갈등을 보이면서 추경 처리가 쉽지 않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추경 처리를 위해서는 든든한 우군이 필요하다. 그 든든한 우군이 지금까지는 정의당이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이번 정개특위 위원장 자리 파동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간극이 생기면서 추경 처리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