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일용직 알바 ‘타다’ 운전기사, 달리는 시한폭탄???
2020-07-03 채혜린 기자
충격의 타다 운전기사 논란
‘타다’ 운전기사의 성희롱 논란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오픈채팅방에서 여성 승객들 대상으로 성희롱을 일삼거나, 술 취한 여성 승객의 사진을 몰래 촬영해 공유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이 오픈 채팅방에서 나눈 대화는 그야말로 입에 담기도 민망한 언어들을 사용했다. 여성 승객을 음식에 비유하는 등 그야말로 성인지 감수성이 ‘제로’인 대화가 오갔다. 지난 5월에는 남성 운전기사가 자신이 태운 여성 승객에게 만나달라면서 수차례 연락을 해서 파문이 일었다. 당시 타다 운영사인 VCNC는 타다 드라이버 앱에 공지를 올려 운전기사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또한 일부의 일탈이라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이번 파문에 대해 지난 2일 입장문을 통해 “진심으로 깊은 사과를 드린다”면서 “성희롱 발언 논란이 된 드라이버는 타다 이용자 안전 정책에 따라 즉각 계약 해지 조치됐다. 해당 사건에 대해 법적 조치를 철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거울 삼아 차별 없고 성희롱 없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겠다면서 “타다 드라이버 전원을 대상으로 한 성인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정치권 “거리를 달리는 시한폭탄”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정치권에서도 나왔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거리를 달리는 시한폭탄”이라고 규정했다. 타다 드라이버들은 1종 운전면허 등 최소한의 요건만 보유하면 바로 현장에 투입되며 택시기사들에게 엄격하게 적용되는 신체 건강 적성검사도, 장기간 무사고 운전경력도, 범죄 전과 업데이트 등의 안전장치가 없다. 김 의원은 해당 운영사가 드라이버 전원을 대상으로 성인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타다가 직접 고용한 직원이 아니고 별도의 용역업체를 통해 운전기사를 공급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애초에 계약 관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용역업체와 드라이버 간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면서 ‘타다 드라이버’는 이른바 ‘특수고용노동자’에 해당하는 개입사업자이기에 산재·고용보험과 같은 4대보험은커녕 해고 방지나 노동시간 제한 등의 보호조치를 전혀 받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타다 드라이버의 약 90%는 전산에 사전등록을 하면 바로 전날 오후나 저녁이 돼서야 자신이 운전할 차량을 배차받는다”면서 “새벽 인력시장에서 팔려나가는 일용직 노동자들의 고용구조와 같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전산 플랫폼 중개의 형태로 변형된, ICT 기반의 단순 인력시장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이버의 입장에서는 4대 보험 미가입과 고용불안, 노동강도 등 사회안전망 부재로 고통받고 있고, 승객의 입장에서는 부실한 드라이버 검증으로 인해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일용직 알바 운전자로 하여금 오랫동안 엄격히 관리되던 대중교통 운송을 담당하게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타다는 대한민국 운송체계와 노동시장 질서를 교란한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적으로 수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기존의 택시 서비스가 좀 부족하더라도, 지금껏 비교적 잘 설계·관리되고 있는 택시의 틀 안에서 택시 서비스의 문제들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