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여름휴가? 가을에 떠나는 직장인들

2020-07-08     채혜린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여름휴가 하면 아직도 ‘7말8초’가 대세이지만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을에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바로면접 알바앱 알바콜이 공동설문조사한 결과 올여름 휴가 계획을 묻는 질문에 78%가 있다고 대답했고, 22%가 없다고 밝혔다. 예상하는 휴가 기간이 7말8초가 22%이고, 9월 이후가 14%, 8월 둘째주가 13%의 순이었다. 지난해 같은 질문에 7말8초 응답이 34%인 점을 감안하면 그 비율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반면 9월 이후는 6.7%에서 2배 가량 늘어났다. 이처럼 직장인들 사이에서 여전히 7말8초가 대세이지만 가을에 휴가를 떠나는 직장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북적이는 7말8초가 싫어서

여의도에 사무실이 있는 김모씨(43)는 “매년 가을에 휴가를 즐긴다. 가을에 휴가를 즐기는 이유는 7말8초에 휴가를 다녀보면 사람들에게 치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모씨처럼 가을에 휴가를 가는 직장인들 상당수는 북적이는 사람들이 싫기 때문에 가을 휴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요즘은 냉방 시스템이 잘돼 있기 때문에 굳이 피서를 떠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가을에 가면 바가지 요금 등에서 해방될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가을에 휴가를 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들어서는 ‘사진’ 때문에 가을에 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다. SNS에 예쁜 사진을 올리고 싶은 젊은 직장인들은 여름보다는 오히려 가을을 선호한다. 가을이 더욱 알록달록한 색감을 사진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가족들끼리 피서를 가야 하는 선배 직장인들의 휴가 일정을 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을에 휴가를 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젊은 직장인들은 ‘패키지 여행’보다는 자유여행을 선호하면서 오히려 여름철 성수기보다는 가을 휴가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여름철 성수기는 주로 ‘패키지여행’ 위주로 프로그램이 짜여있기 때문에 여행사를 통해 여행을 한다고 해도 패키지여행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반면 가을에 휴가를 갈 경우 성수기가 지났기 때문에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가을 휴가를 선호하는 경우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직장에서도 ‘굳이’ 여름휴가를 장려하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에는 연초에 언제 휴가를 떠날 것인지 휴가 일정 신청을 받는데 가을에 휴가를 가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한다. 주52시간이 정착되면서 여름휴가를 직장에서도 굳이 고집하지 않는다. 휴가 떠나는 사람들이 분산되면 될수록 그만큼 인력 배치가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7말8초에 휴가 떠나는 직장인들이 몰리게 되면 직장으로서도 이들의 일정을 맞춰 업무를 분담해야 하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 휴가 일정이 분산되면 아무래도 업무 분담이 더욱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1인 가구 시대, 이제 휴가는 아무 때나

더욱이 1인 가구 시대가 되면서 휴가는 아무 때나 가도 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족을 구성하다보면 휴가 일정을 맞춰야 하고, 그러자면 아이들의 방학을 이용해서 휴가 일정을 맞추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은 굳이 가족들과 휴가 일정을 맞출 필요 없이 혼자 배낭만 짊어 매고 떠날 수 있기 때문에 여름을 고집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여행사들이나 호텔업계 역시 이들을 겨냥한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름이 아닌 가을에 휴가를 떠나는 직장인들을 위해 이미 몇 년전부터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7말8초 휴가가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가을 휴가가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업계에서도 가을 휴가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