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5G 상용화 100일, 5G “오지게 안터지네”

2020-07-11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지난 4월 8일 정부는 갑작스럽게 5G(5세대 이동통신) 개통을 선언했고, SK텔레콤, KT LG U플러스는 앞다퉈 개통을 했다. 그리고 100일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5G는 먹통인데 그 이유는 기지국 설치가 더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하철은 ‘오지(5G)게 안터진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이다. 5G 시대를 선언했던 정부와 이동통신사이지만 그것이 무색할 정도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하철 기지국 고작 6% 설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하철에서 5G 사용이 가능한 구간은 6%에 불과했고, 지방의 지하철은 5G를 아예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SKT는 3호선에 22개국, KT는 2호선에 6개국을 설치했으며, LG유플러스는 4호선에 20개국, 7호선에 4개국으로 서울지하철에서 5G 사용이 가능한 지하구간은 단 6%에 불과했다. 반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인천, 경기권 지하철은 모든 지하구간에 5G기지국이 단 1곳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과기부는 지난 4월 ‘5G 민관합동TF’를 통해 전국 지하철에도 5G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부진한 상태다. 기지국 구축 부진 지적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는 유동인구가 없는 새벽시간에 지하철 단전 후 기지국 설치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실질적으로 공사할 수 있는 시간은 2시간 30분에 불과해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기지국 작업반에 전문성을 갖춘 본사 직원이 직접 감독관으로 입회해야하기 때문에 무리한 작업일정은 소화하기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사진=픽사베이

전국 구축 기지국 수는 6만 2천641개국

그러다보니 전국적으로 확충된 기지국 숫자는 6월 21일 기준으로 6만 2천641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4월 22일 기준, 5만 512국에서 두 달새 약 1만 2천여국이 늘었다. 이는 LTE(4세대 이동통신) 기지국 숫자 87만국의 7%에 불과한 수준이다. 문제는 전체 58.6%가 서울과 수도권에 몰리면서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나면 5G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방 가입자들이 수도권 가입자들과 같은 요금을 내는데 차별을 받는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이동통신 3사는 5G망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SK텔레콤은 주요 공항과 대형 쇼핑몰 등 인구 밀집 건물에서도 가입자들이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중계기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KT는 자사 가입자들에게 정확한 5G 정보를 주기 위해 11일부터 아예 지도 위에 5G 기지국 위치를 핀(pin) 이미지로 표시하는 ‘5G커버리지 맵 3.0’을 인터넷에 공개한다. LG유플러스는 연내 전국에 약 8만 개에 달하는 자사 5G 기지국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지국 투자는 천문학적, 서비스는 아직도

문제는 LTE에 비해 2만원 가량 높은 5G 가입자들이 LTE 가입자와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하는데 아직 요원하다는 점이다. 현재 5G 가입자는 140만명 정도인데 연말에는 300만명 정도로 보고 있다. 다만 천문학적인 기지국 구축 비용과 출혈 마케팅 비용 등으로 인해 이동통신사들은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핵심은 LTE와 다른 5G 만의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동통신사들이나 컨텐츠 제작 업체들이 이 문제를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5G 가입자들의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다만 높은 지원금 탓에 휴대폰 가격이 싼 것이 장점이라는 것. 윤 의원은 “5G가 상용화된 지 100일이 다 되어가고 있고 가입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가입자들은 여전히 서비스 이용에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와 업계가 적극적으로 지방 기지국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