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리뷰] “무서워서 이디야·스타벅스 가겠어요?”

2020-07-16     채혜린 기자
사진=채혜린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무서워서 이디야·스타벅스 가겠어요?” 여름철이 되면 커피전문점은 아이스커피 혹은 아이스 음료 판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수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쫓기 위해 얼음 음료를 찾기 때문이다. 얼음 음료의 대명사인 아이스커피부터 주스, 차, 스무디 등 다양하다.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는 경우가 있다. 그런 얼음 음료를 불안하면서 마시지 못하는 그런 세상이 도래했다. 지난 15일 식약처가 발표한 식용얼음 안전성 조사에서 수질오염의 척도인 과망간산칼륨과 세균이 편의점 얼음에서는 단 한곳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디야,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에서는 적발됐다. 이들 매장은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매장이다.

불안해서 마실 수 있나

여의도에 직장을 다니는 이모씨(34)는 아침마다 인근 커피전문점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출근한다. 아침 식사 대용으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출근을 하는데 16일 아침에는 아이스커피를 편의점에서 구매했다. “지난 밤 뉴스를 보니 편의점 얼음은 괜찮은데 커피전문점 얼음이 위생상 좋지 않다고 해서 편의점 아이스커피로 바꿨다. 그런데 괜찮은 편이다”면서 편의점 커피를 종종 이용해야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사당 주변 사무실에 다니는 김모씨(26) 역시 “커피전문점에서 매일 아이스커피를 마시는데 오늘은 찜찜해서 마시지 않고 그냥 출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식약처의 조사대상 233개 가운데 41곳이 적발돼 무려 17% 가량이 오염된 얼음은 사용했다. 편의점 아이스커피와 커피전문점 아이스커피의 차이는 결국 얼음 생성 과정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 편의점 커피는 전문 제빙업체가 제조한 컵 얼음을 납품받아 판매하지만 커피전문점은 상당수가 제빙기를 통해 직접 얼음을 만든다. 따라서 위생이 편의점 얼음음료에 비해 나쁠 수밖에 없다.
사진=채혜린

커피전문점 얼음음료의 구조적 문제점

문제는 커피전문점의 얼음 음료가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이다. 편의점은 대량으로 컵 얼음을 구매하기 때문에 납품을 받아 사용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지만 커피전문점은 대량으로 얼음을 납품 받게 되면 파산을 하게 된다. 따라서 매장마다 제빙기로 얼음을 만들어 사용할 수밖에 없다. 구조적인 한계 때문에 위생상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더욱이 제빙기는 사람의 손 즉 관리가 많이 필요한 기계인 반면 관리가 쉽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이런 이유로 커피전문점의 얼음 관리 상황이 별로 좋은 편은 아니다. 직장인 송모씨(40)는 “커피전문점의 얼음 관리가 엉망이라는 소식을 듣고 난 후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의 얼음 관리가 엉터리라는 소식이 들리면서 얼음 음료를 사랑했던 소비자들은 그야말로 충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위생관리를 잘해야 하는 이디야,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유명 커피전문점의 얼음 관리가 엉망이라는 소식은 얼음 음료 애호가들의 근심을 더하고 있다. 16일 여의도에는 또 다른 하루가 밝았고 직장인들이 오가지만 커피전문점의 발길은 전날보다는 다소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