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리뷰] 금리인하 그 후...건설업종 향방은?

2020-07-23     윤인주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1.50%로 인하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인상한 이후 8개월 만에 인하 기조로 돌아섰으며 2016년 7월 이후 3년 만의 금리 인하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적주로서의 건설업체들의 투자 메리트가 부상하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에서 분양물량 이연 및 분양가 규제 우려 등이 있으나 실제 성과는 나쁘지 않고 해외시장에서 약진도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금리인하로 큰 움직임 없을 듯

22일 건설산업연구원이 발행한 ‘금융정책이 주택가격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각종 금융 규제가 작동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이 금리 인하로 전처럼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의 전망 근거는 올해 국제금융기구(IMF)의 분석결과다. IMF는 최근 ‘세계금융안정 보고서’를 발간하고 주택가격의 하방 압력은 글로벌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서 보듯, 금융기관이 공격적 레버리지 투자를 실행한 상태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글로벌 금융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예방해야 한다는 정책적 공감대가 전 세계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형성됐고 금리변동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차단하려는 정책이 실효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금리의 인하는 단기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인 효과는 작은 것으로 IMF는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한국은 대출규제 강화 등 각종 금융 규제가 작동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부동산 시장으로 신규 자금과 수요의 유입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증권시장 반응은?

한국은행이 지난주 금리인하를 단행한 이후 첫 장이 선 22일 국내 증권시장에서 건설업종은 크게 요동치는 모습이 없는 차분한 양상이다. 다만, 건설사들의 매출액은 해외수주 부진과 분양물량 감소 여파로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으나, 영업이익은 주택 부문의 견고한 수익성과 해외 부문에서의 이익 개선 지속 효과가 이를 상쇄해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로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실적에서 서프라이즈를 냈던 대림산업,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대림산업,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6개 주요 건설사의 2분기 합산 매출액과 1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9%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8832억원으로 1.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건설사가 시장 추정치에 부합하는 무난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그 중 대림산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간 전망, “Not Bad(나쁘지 않아)”

올해 연간으로도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해외 발주시장 개선 및 SOC사업 활성화를 바탕으로 건설업 수주 성과가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분양가 상한제 논의가 불거지며 건설사들의 주가에 부담이 됐으나 실제 시장에서는 주택 부문의 실적 기여 지속과 해외 부문의 높아진 이익 안정성을 주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올해 건설업 ROE는 12.6%로 코스피 평균인 7.1%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건설사 가운데 대림산업은 북미향 ECC 투자가 가치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대우건설의 상반기 해외 수주 성과는 연초 목표 대비 약 23%로 미흡한 수준이나 수주한 것과 다름없는 프로젝트들의 규모를 감안하면 목표 달성률이 50%를 넘어선다는 평가다. 예를 들면, 현대엔지니어링 인도네시아 발릭파판(2.4조원), 현대건설 이라크 유정물공급시설(2.9조원, LOI 수령), 삼성엔지니어링 알제리 HMD 정유(12억 달러 , 로이스트 선정) 등이 대표적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건설업체들은 3~4분기로 갈수록 전년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북미간 실무협상이나 관련해서 대북 모멘텀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분양가 상한제’, 영향 적을 것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더라도 전방위적 규제보다는 특정 지역을 겨냥한 핀셋 규제일 가능성이 높아 건설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송 연구원은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8년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에 있는데, 내후년까지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며 “지금까지 확정된 공급 물량으로도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전부 채우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된다면 만성적인 주택공급 부족이 수년간 지속되는 만큼 정부가 이를 쉽게 도입하기 어렵다는 것이 IB 업계의 지배적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