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방한한 볼턴 보좌관, 최대 관심은 ‘지소미아’?

2020-07-23     남인영 기자
정의용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일본을 거쳐 23일 오후 1박2일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볼턴 보좌관의 방문이 우리에게 상당한 관심을 끄는 이유는 미국이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무역보복에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인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중재자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중재의 뜻을 밝혔다. 이런 이유로 볼턴 보좌관의 방한이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부정론자들은 지소미아 즉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때문이 아니겠냐는 관측도 있다.

볼턴의 방한, 그리고 한일관계는

이날 오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방한하는 볼턴 보좌관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만나 의제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4일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을 잇달아 만날 것으로 예측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이 잡혀져 있지 않지만 갑작스런 만남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볼턴 보좌관의 방한에 따라 일본 수출 규제로 촉발된 한일갈등에 있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미국은 한일관계에 대해 개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미국이 중재자 역할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볼턴 보좌관이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를 방문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있다.

지소미아 논의 때문에 방한?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지소미아 즉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때문에 방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의용 실장, 정경두 장관을 잇달아 만난다는 것은 지소미아가 논의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달로 만료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우리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살짝 보였다. 이는 미국으로서는 상당히 난감한 이슈이기도 하다. 미국은 중국의 동아시아 진출을 저지해야 하는 상황인데 현재 중동 호르무즈 해협 문제도 있어서 동아시아까지 신경을 쓸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중국의 동아시아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의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일군사정보보협정을 파기한다는 것은 우리 정부가 더 이상 일본의 그늘에 있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로서도 이번 일본 무역보복에 깊숙이 개입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지소미아 폐기를 철회하면서 꼬여진 한일관계를 풀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볼턴 보좌관이 방한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볼턴 보좌관이 방한을 했다고 해서 꼬여진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풀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기 시작하면 한일관계가 다시 풀어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