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유니클로 불매운동 장기화?...사과 논란은 여전
2019-07-24 채혜린 기자
택배노조의 동참, 유니클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메카
24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노조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유니클로 택배 배송 거부 의사를 밝혔다. 택배노조 측은 “아베 정권의 경제 보복행위를 규탄하면서 유니클로 배송 거부 등 범국민적 반일 물결에 동참한다”고 선언했다. 택배노조의 배송 거부가 유니클로에 타격을 주는 이유는 오프라인 매장이 한산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데 택배노조가 택배 배송을 거부하게 되면 온라인 구매 역시 이뤄지지 않게 된다. 이로 인해 온라인 판매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택배노조 측은 유니클로 상품 배송 거부 운동 확산을 위해 배송 거부 인증사진을 온라인에 게재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매장 앞 1인 시위가 확산되면서 이제는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찾아보는 것은 일상다반사가 됐다. 이에 유니클로 매장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메카처럼 됐다.진정성 없는 사과가 오히려 기름 부어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유니클로 측의 대응 때문이다. 오카자키 타케시 패스트티테일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도쿄에서 열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불매운동에 대해 “매출에 일정 부분 영향이 있다”면서도 “그 영향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유니클로 코리아에서도 사과를 했고, 유니클로 본사도 재차 사과를 했다. 유니클로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과 한국 운영사 ‘FRL코리아’는 지난 23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유니클로는 “최근 패스트리테일링 그룹의 실적 발표 중 있었던 임원의 설명에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과 관련해 한국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부족한 표현으로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을 불쾌하게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리나라 소비자의 반응은 싸늘했다. 왜냐하면 이는 진정어린 사과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사람들은 진정어린 사과를 하게 되면 기자회견을 열어 머리 숙여 사과를 하는데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린 것이 과연 사과이겠냐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소비자의 반응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오히려 일본에서 역풍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에 사과를 했다면서 자존심도 없는 유니클로라면서 오히려 일본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움직임도 있다.불매운동의 장기화, 가을·겨울 상품의 운명은
이처럼 진정성 없는 사과와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상징이 되면서 유니클로 불매운동은 장기화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문제는 장기화될 경우 의류업체가 가장 호황기를 누릴 가을과 겨울 상품 판매 시즌을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의류업계는 초여름인 지금 시점에서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의류를 판해하는 시즌이고, 초가을이 되면 겨울 상품을 판매하는 시즌이다. 이 시즌을 놓치게 되면 의류업계의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가을과 겨울 상품이 생산단가가 높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여름 의류에 비해 높다. 따라서 가을과 겨울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면 의류업체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 유니클로가 다급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직까지 여름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타격이 크지는 않겠지만 본격적으로 가을과 겨울 상품을 판매하는 시즌이 됐는데도 불매운동이 벌어진다면 유니클로로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