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일본여행 불매운동, 국내여행으로 연결 못한 이유...‘셋’

2020-07-29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반발해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국내여행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7월 4째주 일본여행 예약 일평균 인원수는 평소 1천200명에 비해 70% 줄어든 400명 수준인 반면 동남아, 중국 여행 예약은 20% 늘어났다. 이는 일본여행을 가지 않는 대신 중국이나 동남아 여행을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여름휴가 때 국내여행이 70%를 차지하는 등 비중은 높지만 일본여행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더 많은 국민들이 국내에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우리 경제를 살리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국내여행을 권했지만 많은 국민들이 국내여행을 꺼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 바가지요금

과거에 비하면 바가지요금이 많이 근절된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바가지요금이 횡행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오죽하면 “국내여행을 가고 싶어요. 하지만 가난해서 우리는 동남아로 갑니다”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이다. 국내여행을 갈 돈이면 차라리 동남아 여행을 간다는 것이 여행객들의 생각이다. 초저가항공(LCC)는 물론이고 현지 물가도 싸기 때문에 동남아 여행이 국내여행보다 더 저렴하게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바가지요금뿐만 아니다. 바가지요금은 물론이고 불친절 역시 여행객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돈은 돈대로 지불하면서 불친절을 몸소 느끼는 것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내여행지에서 오히려 자국민을 홀대하는 그런 불친절을 겪었다는 경험자가 한 두 명이 아니다. 중국이나 다른 나라 여행객들에게는 상당히 친절하면서도 자국 여행객에게는 불친절한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2. 볼거리 부족

또 다른 문제는 국내 관광지가 획일화 됐다는 것이다. 비슷비슷한 관광지가 너무 많으면서 오히려 볼거리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각 지자체별로 테마를 달리하는 그런 여행지를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획일화된 관광지로 인해 관광객들의 흥미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여행객의 발목을 잡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다양하면서도 특색 있는 관광지 개발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에서 어떤 테마의 관광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다면 지자체가 따라하면서 똑같거나 비슷한 형식의 관광 프로그램을 만든다. 그러다보니 지자체별로 특색이 사라지면서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예를 들면 어떤 마을에 벽화가 유명세를 타게 되면 다른 지역에서도 벽화마을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전국적으로 수많은 벽화마을이 생겨나면서 오히려 흥미를 떨어뜨리게 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국내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가 “그 지역을 다른 지역에서 본 것 같다”는 것이다.

3. 젠트리피케이션의 폐해

또 다른 것은 젠트리피케이션의 폐해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낙후된 구도심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기존의 저소득층 주민을 몰아내는 현상을 이르는 말한다. ‘경리단길’ ‘가로수길’ 등 우리나라에는 특색 있는 ‘길’들이 생겨났다. 그로 인해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임대료가 높아지고, 그러다보니 그 특색 있는 거리를 지키던 많은 사람들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쫓겨나기 시작했다. 그 거리를 자본가들이 채우기 시작하면서 다른 지역과 비슷한 거리가 됐다. 실제로 ‘경리단길’이나 ‘가로수길’을 가보면 다른 거리와의 특색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특색 있는 가게가 많아서 볼거리가 풍부했지만 이제는 프랜차이즈 업체와 편의점 뿐이라는 지적이 있다. 더 이상 그 옛날 특색 있는 그런 길이 아니면서 사람들의 발길은 외면하기 시작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관광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