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은 일류인데 정치는 삼류
2019-07-29 파이낸셜리뷰
[파이낸셜리뷰] 지난 2016년 개그맨 김제동씨가 ‘국민은 일류, 정치는 삼류’라는 발언을 해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현 상황을 보면 국민은 ‘일류’인데 정치는 ‘삼류’인 것처럼 보인다.
정치만 보면 그 ‘답답함’에 가슴을 치기도 하고, TV 뉴스를 보면 ‘브라운관’을 부시고 싶을 정도의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변국으로부터 상당한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및 독도 영공 침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일본은 수출규제 조치를 넘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 개도국 지위를 박타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뚫리는 청량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 능력이 상당히 뒤떨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 없다.
하지만 비판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협조도 중요하다. 분명 위기인데 지금의 야당을 보면 위기를 기회로 삼으면서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이 분노할 때 함께 분노하라’는 모 여론조사 전문가의 말이 생각난다. 보수야당으로서는 지금의 위기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국익을 생각해서 정쟁을 당분간 중단하고 함께 모색할 수 있는 방안을 머리를 맞댔으면 한다. 정치적 비난은 위기에서 일단 벗어난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집권여당 역시 야당을 무시하고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 것을 버리고 함께 머리를 맞대는 그런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지금은 외교적으로 위기상황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래야만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
국민은 ‘일본 불매운동’이라는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그런 자세도 필요하다.
상대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함께 논의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나 야당이나 모두 외면 당할 수도 있다.
우리에게 현재 필요한 것은 하나로 만드는 자세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하나의 목소리’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주주의 작동원리는 대화와 타협이다. 그런데 대화도 거부하고 타협하는 것도 거부한다면 민주주의는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는 문을 닫게 된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모두 이 점을 명심하고 국민이 일류에서 최소한 2류 정도는 정치가 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