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우리의 국부(國富), 일본 전범기업 배 불리고 있다

2020-08-09     어기선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우리의 국부(國富)가 일본 전범기업의 배를 불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민연금, 국부펀드가 일본 전범기업에 투자를 하는가 하면 우리 정부가 일본 전범기업의 물품을 구매하는 등 일본 전범기업의 입에 우리의 혈세가 들어가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투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일본 전범기업에 4.6억달러를 투자 중에 있다. 이는 2014년 3.4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수익률 관련해서 한국투자공사는 특정 국가 또는 특정 종목 단위로 회계처리를 하고 있지 않아 일본 전범기업 투자 수익률을 따로 산출할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여기서 전범기업은 2012년 당시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확인한 299개 기업들이다. 한국투자공사는 이 중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배상 판결을 확정한 미쓰비시 계열사를 포함, 46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일본 전범기업에 1조 2천300억원을 투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5년간 국민연금공단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일본 전범기업 투자 평가액은 5조 6천600억원이다. 매년 1조원씩 일본 전범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국민연금공단이 투자한 일본 전범기업 75곳 중 84%에 해당하는 63곳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확정 판결을 내렸지만 배상을 거부하고, 1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을 강제 동원하며 19세기 말 메이지유신 때 급격히 성장한 일본의 대표적인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중공업(228억)을 포함한 미쓰비시 계열사에는 총 875억원을 투자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는 일본 전범기업 물품을 10년간 9천98억원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달청으로부터 받은 ‘정부 각 부처 및 산하기관의 전범기업 물품 구매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정부 각 부처 및 산하기관이 전범기업의 물품을 구매한 건수는 총 21만 9244건, 금액으로는 9천9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수의계약은 3천542건으로 금액은 943억원이었다. 정부가 구매한 주요 전범기업 물품은 레이저프린트, 전자복사기, 비디오프로젝터, 디지털카메라, LED실내조명등, 저출력심장충격기 등이었다. 이들 물품은 미쓰비시, 미쓰이, 히타치, 히다찌, 스미토모, 도시바, 후지, 캐논, 니콘, 파나소닉, 니혼, 가와사키 등 일본 전범기업들이 생산한 것이다. 김 의원은 “정부가 매년 평균 900억원 이상의 국민 세금을 전범기업의 물품을 구매하는데 사용해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