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정부, 일본 백색국가 명단서 제외
2020-08-12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정부는 우리나라의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 명단에서 일본을 제외하기로 12일 결정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조치가 연례적으로 해오던 수출통제 체제 개선의 일환이라고 밝혔지만 일본의 우리나라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현행 전략물자수출입고시 상 백색국가인 ‘가’ 지역을 ‘가의1’과 ‘가의2’로 세분화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백색국가는 ‘가의1’로 분류하고, 일본은 ‘가의2’로 분류하기로 했다.
‘가의2’ 국가는 4대 국제수출통제 가입국가 중 국제수출통제 원칙에 맞지 않게 수출통제제도를 운영하는 국가가 포함된다면서 이번 고시개정안에는 일본이 가의2 지역으로 분류된다고 성 장관은 설명했다.
백색국가는 29개국으로 바세나르체제(WA), 핵공급국그룹(NSG), 오스트레일리아그룹(AG),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등 4개 국제수출통제체제에 모두 가입한 국가가 대상이었으나 일본을 제외하면서 28개국이 됐다.
가의2 지역에 대한 수출통제 수준은 원칙적으로 기존 4대 수출통제에 가입하지 않은 '나'지역의 수준을 적용하게 된다. 다만, 개별허가 신청서류 일부와 전략물자 중개허가는 면제할 계획이다. 기존 ‘가’는 사용자포괄수출허가를 받아야 하고 ‘나’는 개별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나’는 북한, 중국 등의 나라가 적용된다.
이번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은 통상적인 고시개정 절차에 따라 20일간의 의견수렴,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9월중 시행될 예정이다.
일본 협의해 오면 응할 준비 돼있어
이번 백색국가 제외를 발표하면서 성 장관은 “의견수렴 기간에 일본정부가 협의를 요청하면 한국 정부는 언제, 어디서건 이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해마다 한, 두차례 수출통제체제를 보완·개선해왔다”면서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가 이번 일본 무역보복에 상응하는 조치는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에 4대 수출통제체제 가입 여부로만 지역을 분류하던 것은 제도 운용상 문제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가 없었다면 단행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기 때문에 맞불 성격이 강하다.
이미 지난 2일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는 개정안을 일본 각의에서 가결하면서 우리나라는 “우리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박 실장은 “일본이 우리에게 하던 방식으로 똑같이 맞대응 하는 차원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WTO 제소 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