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한전 상반기 대규모 적자, 탈원전 때문 vs 다른 이유
2020-08-19 이성민 기자
1조원 가까운 적자
한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은 9천28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손실액이 1천138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1조1733억원이며 부채비율은 176%로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개선됐다. 2분기 순손실은 4천121억원으로 전년대비 5천64억원 적자 폭을 줄였다. 따라서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한전은 2분기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으로 원전이용률 상승과 발전용 LNG 가격 하락을 꼽았다. 이를 통해 발전자회사 연료비와 민간구입비가 5천억원가량 감소했다는 것이다.원전이용률 높으니 실적 개선
하지만 2분기 실적이 개선된 이유에 대해 원전 옹호론자들은 원전이용율이 지난해보다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2분기 원전이용률은 82.8%로 지난해 동기 대비 62.7%보다 크게 올랐다. 발전 자회사 연료비는 4조 2천671억원에서 3조 9천210억원으로 3천461억원 감소했다. 원전 옹호론자들은 이런 수치를 들어서 탈원전은 한전의 적자 폭을 늘게 만들 뿐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대규모 적자를 이루게 된 이유는 올해 봄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노후 석탄발전기 가동 중지 등으로 인해 석탄발전 이용률이 58.6%로 떨어졌다. 반면 그 빈자리를 액화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발전 방식으로 채우면서 적자 폭이 증가하게 됐다는 것이다. 원전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친환경 발전 방식 때문에 적자 폭이 증가했다는 것이 원전 옹호론자들의 이야기다. 따라서 원전 이용률이 높아진 2분기에 실적이 줄어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적자 폭 증가는 탈원전과는 무관
하지만 탈원전론자들은 적자 폭이 증가한 것은 탈원전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에너지전환포럼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전의 실적 부진 이유는 탈원전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들은 한전 영업 손실의 주된 원인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전력 구매단가의 상승에 있다고 밝혔다. 원전 운영의 최우선 기준은 ‘이용률’이 아닌 ‘안전성’이라면서 탈원전이 한전 적자의 원인인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전의 적자폭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전기요금 체계를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전의 전력구입 단가가 증가했지만 소매가격인 전기 판매단가는 오히려 하락했다면서 전기요금 체계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전력공사의 손실원인은 유가상승으로 인한 가스발전과 석탄발전 등의 연료비 상승이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는 전기요금 체계 때문”이라며 “연료비가 반영되는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