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홍콩 시위 장기화, 한국 경제는

2020-08-20     남인영 기자
지난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홍콩 시위가 장기화 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홍콩 시민들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시발점으로 해서 이제는 중국의 일국양제를 건드리는 시위로 번지면서 중국이 예의주시를 하고 있다. 중국은 폭력시위가 장기화되면 무력 진압을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홍콩 시민들은 평화시위로 전환됐다.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면서 폭력적 양상을 보였던 홍콩 시위가 평화시위로 바뀌면서 중국의 무력 개입도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그에 따른 경제적 침체는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홍콩 경제성장률이 제로(0) 혹은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에 따라 우리 경제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송환법 반대로 시작한 홍콩 시위

홍콩 시위는 송환법 반대로 시작했다. 하지만 송환법 반대로 시작한 시위는 이제 직접선거 요구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민간인권전선은 오는 31일 홍콩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기로 했다. 중국과 영국은 당초 반환협정에 2017년 행정장관 선출 시 직선제를 한다고 합의를 했지만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합의를 뒤집고 간접선거를 결정했다. 이후 홍콩에서는 2014년 9월 28일부터 79일간 ‘우산혁명’으로 불리는 민주화 시위가 진행됐었다. 하지만 결국 홍콩 시민은 패배를 했다. 그런데 이번 송환법이 도화선이 돼서 다시 직선제 쟁취를 위한 시위에 나서게 된 것이다. 다만 시위 과정에서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거나 경찰과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면서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홍콩 시위대는 폭력시위에서 평화시위로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무엇보다 홍콩 시위대가 평화시위로 전환한 것은 중국의 무력 개입 때문이다. 홍콩 본토에서는 일국양제(하나의 중국에 홍콩의 자치권 부여)를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를 계속해왔다. 그리고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무력 개입을 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홍콩 시위대 입장에서는 중국의 무력 개입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폭력시위 대신 평화시위를 선택한 것이다. 그로 인해 국제사회의 여론을 확보하고자 하는 일거양득의 의미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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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제 그리고 우리 경제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홍콩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올해 홍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0∼1%’로 하향 조정했다. 사실상 제로 성장을 의미한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관광 산업에 타격을 입게 되고, 홍콩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홍콩 경제가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하반기 경제성장 기대치가 상당히 낮아졌다는 점이다. 홍콩 경제가 무너지게 되면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무역협회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홍콩 무역액은 480억달러로 수출은 460억달러이다. 수출액 기준으로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네 번째 규모다. 홍콩이 조그마한 도시에도 불구하고 수출액이 4번째로 많은 이유는 홍콩을 기점으로 다시 중국으로 재수출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홍콩을 중계무역지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콩이 시위대로 인해 마비가 된다면 홍콩을 통해 중국으로 수출하려는 것이 차질을 빚게 된다.

중국 무력 개입 시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화

또 다른 문제는 중국이 만약 무력 개입을 한다면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전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무력 개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미중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를 했다. 중국이 무력 개입을 할 경우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전으로 접어들면서 글로벌 침체 늪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이유로 중국의 무력 개입이 이뤄지지 않기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의 일국양제 원칙을 홍콩 시민이 깨뜨리려고 하기 때문에 결국 중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글로벌 경제 역시 상당한 침체기로 접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홍콩 시위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