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리뷰] 정부, 4차산업에 4조 7천억 투자...기업들 시급한 것은

2020-08-21     전민수 기자
홍남기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정부가 혁신성장 가속화를 위해 내년 데이터와 네트워크, AI,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분야에 4조 7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혁신성장을 이뤄내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정부의 계산이 깔려있다. 그동안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와 더불어 ‘혁신성장’을 문재인 정부 경제 3대 축으로 삼아왔다. 그런데 최근 일본 부품소재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첨단소재부품 등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홍남기 “혁신성장 타분야로 연쇄적 확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제21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4차 산업혁명에 총 4조 7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핵심분야에 자원을 집중해 혁신성장을 타 분야로 연쇄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도미노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즉, 4차 산업혁명에 집중 투자해 산업계 전반으로 그 영향을 미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1단계로 데이터, 네트워크, AI 분야를 중심으로 1조 7천억원을 투입해 핵심 인파를 투자해 확대하고, 2단계로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미래차, 이른바 빅3 신산업 분야에 3조원의 재정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시스템반도체 전주기 연구개발 및 테스트베드 구축, 의료데이터 중심병원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5개소) 등과 함께, 미래차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한 수소차·전기차용 배터리 기술개발 등 타 산업으로 혁신을 확산할 수 있는 사업을 신규로 추진한다. 또 중소기업들이 AI 솔루션 구입시 활용할 수 있는 AI 바우처 사업을 신규 도입하고, 5G 초기시장 창출을 위해 노후시설물 디지털트윈을 구축하는 등 파급효과가 큰 사업을 신규로 추진할 계회이다.

정작 기업들이 필요한 것은

하지만 일선 기업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대규모 자금 투입도 필요하고, 규제혁신도 필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관련 기관의 공무원들의 태도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창업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문제는 관련 업무를 행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과의 관계 설정이 잘돼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일부 공공기관의 태도는 답답함을 토로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규제혁신이나 대규모 자금 지원도 필요하지만 창업을 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어 질의를 하게 되더라도 되돌아오는 것은 공무원들의 무성의한 태도다”고 지적했다. 시행령이나 규칙 등에 대한 해석은 그때그때 다르기 때문에 관련 공무원들에게 물어봐야 하는 처지인데 관련 공무원들이 무성의하게 답변을 하게 된다면 그에 따라 어떤 식으로 반응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것이다. 이 스타트업 관계자는 “어느 나라이든 규제가 아예 없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시행령이나 규칙 등을 통해 의문이 나는 것을 공공기관에 물어보면 즉각적인 답변을 해줘야 그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할텐데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못하니 경영 수립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정부 부처와 기관이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해준다면 기업 입장에서 경영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고, 해당 공무원의 답변 역시 늑장 답변이 된다면 철저하게 준비를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그러다보니 돈이 있고, 기술이 있어도 스타트업을 하기 쉬운 일이 아니게 됐다. 규제혁신도 중요하지만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해주고, 관련 공무원들의 반응이 즉각적이라면 그에 따른 경영활동을 하는데 있어 애로사항이 많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 스타트업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도 4조 7천억원을 투자해서 4차 산업혁명 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규제에 관련해서 명확한 입장을 알려주는 것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