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시사 인문학 365일] 8월 27일 나이 듦의 지혜

2020-08-27     김진혁

받기만 하는 사람은 더 많이, 더 좋은 것을 받고 싶어 합니다. 이것이 채워지지 않으면 배우자가 “무엇 무엇을 해주지 않는다.” 며느리가 “무엇 무엇을 해주지 않는다.”라면서 불만이 쌓여갑니다. 반대로 주는 사람이 되면 작은 것을 베풀어도 즐겁습니다. 상대가 기뻐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줄 때는 기쁨이 한층 더 커집니다. 주는 사람의 만족도가 훨씬 크다는 뜻입니다.

- 소노 아야코 ‘나이듦의 지혜’ 중에서 -

[파이낸셜리뷰] 2025년이 되면 노인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 설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붐 세대가 40만 명 이상 늘어나는 반면 생산연령은 30만에 불과하여 경제성장률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노인은 기능적으로 건강상 의존성이 높아져서 독립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시대다. 노인을 연상하면 빈곤, 질병, 외로움, 자살 등이 생각되어진다. 고령화 시대에 준비해야 할 것이 경제적 문제뿐만이 아니라 정신적 당당하고 지혜로운 힘을 키우는 일이다.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의 저자 소노 아야코는 당당하게 나이 들기 위해 갖추어야 할 7가지 지혜를 들려준다. 나이가 들어 맞이하는 하루하루를 풍요롭게 이끌어주는 정신의 힘이 된다. 노년에도 인간됨의 증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나이가 들어도 손해 볼 줄 아는 여유와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 가끔씩 혼자 여행을 떠나며 요리, 청소, 세탁은 물론 종교생활을 하는 것이 더욱 좋다. 스스로 자립하고, 죽을 때까지 일을 하면서 신의 잣대로 인생을 보라고 한다. 1. 진정한 자립과 행복의 주체로 서기 자립이란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자신의 지혜로 생을 꾸려간다는 것’이라 말한다. 노화를 받아들이고 나이에 걸맞은 건강을 지향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자신에게 적합한 생활패턴을 만들어 실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2. 죽을 때까지 일을 가질 것 정년 이후 내가 하고 싶었던 취미활동을 하면서 여생을 보내겠다는 꿈같은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고 말한다. 노인이 되어도 인생은 목표를 요구하고 주는 것이 더 많아졌을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 3. 늙어서도 배우자·자녀와 잘 지내기 부부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하고 싶은 대로 하려는 마음과 양보하려는 마음의 수위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고 전한다. 타협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관계에 있어 하루뿐이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지속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한다. 4. 돈에 얽매이지 않기 소노 아야코는 인생에 있어 금전문제는 낮은 차원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런 것일수록 단순하고 명쾌한 자기만의 룰을 만들어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분수껏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아 그 안에 나를 가두는 ‘규모’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5. 고독과 사귀며 인생을 즐기기 노년의 삶은 고독한 게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년의 일과는 고독을 견디며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6. 늙음, 질병, 죽음과 친해지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습관과 인내심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나이를 먹었다’의 특징, 또는 슬픔이라고 해도 좋다. 노화를 의도적으로 배반하고 조금이라도 자신을 젊게 유지하고 싶다면 이기심을 경계하고 인내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병도 사람의 일부고, 좋은 일과 나쁜 일이 함께 찾아오는 게 인생이다. 7. 신의 잣대로 인생을 바라보기 나이가 들면서, 몸이 부자유스러워지면서, 아름다운 용모가 추해지면서, 사회적인 지위를 상실한다. 하지만 인간의 시점만으로 세계를 통찰하기는 쉽지 않다. 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잘 보이듯이 신의 경지에 따르려고 할 필요가 있다. 노인의 푸념은 들어줄 사람은 없다. 반대로 만사를 즐거워하는 노인 곁에서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앞으로 얼마나 살지 모르겠지만 사는 날까지 꾸준히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갖고 있던 것들이 하나씩 사라지더라도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미리 준비하는 길밖에 없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한다. 노인이 행복해질 때 후손들의 삶도 밝아질 것이다.

오늘의 역사: 헤겔(1770~1831) 태어남

칸트 철학을 계승, 독일 관념론을 대성한 헤겔이 태어난 날

독일에서 세무서 관리의 장남으로 태어나 신학교에 진학했으나 별다른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셀링의 도움으로 예나대학 시간강사와 베를린대학의 교수로 취임했다. 1831년 콜레라로 죽기 전까지 이곳에서 13년 동안 재직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말솜씨는 서투른 편이었지만 그의 강의는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헤겔은 ‘프러시아의 국가 철학자’로 공인되다시피 하여 독일 철학의 태두로 군림하고 헤겔학파를 이루었다. 그러나 그는 임종 때에 “나의 제자 중에서 나를 완전히 이해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라고 중얼거렸다고 한다.

헤겔의 변증법은 궁극적인 진리는 사상사의 진화가 전개되면서 새로운 단계가 드러나는 것으로 “명제적 진리가 아니라 개념적인 절대적 진리가 존재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해하는 정신의 근본적인 원리는 모순의 오류성에 대한 전념이다.

쇼펜하우어는 이런 말을 했다.

“천박하고 우둔하고 역겹고 매스껍고 무식한 사기꾼인 헤겔은 뻔뻔스럽고도 어리석은 소리들을 잔뜩 늘어놓았는데, 이것을 그의 상업적인 추종자들은 불멸의 진리인 양 나팔을 불어댔으며, 바보들은 그것을 진실인 줄로 알고 환호하며 받아들였다.”

한편 이런 표현도 있다.“칸트 이전의 모든 철학은 칸트에게 흘러들어와 독일 관념론이라는 호수에 고였다가 헤겔을 통해 흘러나갔고 이후 모든 사상의 원천이 되었다.” 이들은 모두 헤겔 철학에 대한 입장의 차이를 나타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