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태풍 ‘타파’ 부산 강타, 우려가 현실 된 ‘빌딩풍(風)’

2020-09-23     전민수 기자
제17호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태풍 ‘타파’로 부산 지역은 1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 또한 태풍 관련된 신고는 모두 628건이 접수됐다. 부산이 태풍 ‘타파’의 영향권에 들어온 것도 있지만 이른바 ‘빌딩풍’으로 인해 피해 발생이 다른 지역보다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빌딩풍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와 더불어 이에 대한 법안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이유는 계속해서 초고등 마천루가 등장하면서 빌딩풍의 강도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측된기 때문이다.

도심의 돌개바람 빌딩풍

빌딩풍은 도심의 돌개바람이다. 입을 모아서 바람을 불게 되면 바람이 거세진다. 하지만 입을 벌리고 바람을 불면 바람은 약하게 불게 된다. 빌딩풍의 원리도 마찬가지다. 같은 세기의 바람이라고 해도 밀집한 지역을 통과하게 되면 바람의 세기가 커지게 된다. 따라서 빌딩 숲속을 바람이 통과하게 된다면 바람의 강도는 거세질 수밖에 없다.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수많은 빌딩이 세워지게 되고, 그 빌딩은 점차 높이를 잊어버린 듯이 하늘을 향해 뻗어나고 있다. 다만 과거에는 초고층 빌딩이 한 동 정도만 있다면 현대에 들어오면서 건축기술이 발달하게 되고, 그만큼 충분한 자본이 모이게 되면서 초고등 빌딩이 점차 밀집 형태로 세워지게 된다. 이로 인해 바람이 지나가야 할 자리가 막혀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바람은 초고층 빌딩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이른바 바람골이 형성되고, 그로 인해 바람의 강도는 더욱 거세지게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타파’가 지나가는 부산 해운대구 일대에는 순간 최대 초속 21m의 바람이 관측됐다. 하지만 빌딩풍으로 인해 초속 50m를 넘겼을 것이라는 비공식 관측도 있다. 이 속력은 전봇대를 쓰러뜨릴 정도의 위력이다. 또한 축구장 천장이 뜯겨져 나가는 위력이다. 초속 50m의 바람이 해운대구에 불어닥쳤다면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해운대구, 빌딩풍 연구 용역 들어가

해운대구는 이미 지난 7월 ‘빌딩풍 피해 예방 대책을 찾는 학술연구 용역’을 한국재정분석연구원에 맡겨 진행 중에 있다. 올 연말에 나올 예정이다. 해운대구는 이미 빌딩풍으로 인해 그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이 28개동이 있을 정도로 초고층 빌딩 밀집 지역이다. 이런 이유로 전세계 어디에서도 초고층 빌딩에 의한 빌딩풍을 연구하기 가장 적합한 장소이기도 하다. 초고층 빌딩의 빌딩풍의 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50층 이상 초고등 빌딩숲이 곳곳에서 세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가 초고층화되면서 그에 따른 초고층 빌딩숲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에 빌딩풍 역시 부산 해운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에서 초고등 빌딩을 건축한다고 해도 빌딩풍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는다.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빌딩풍 영향 평가를 의무적으로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연구가 시급한 것 뿐만 아니라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초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지역도 드물기 때문에 빌딩풍을 연구하고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