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일본 불매운동 100일, 끝없이 추락한 일제 상품들

2020-10-07     채혜린 기자
경기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일본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곧 100일을 맞는다. 다시 말하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곧 100일을 맞는다. 일부에서는 불매운동이 소강상태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하고 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이 습관화가 되면서 관심에서 멀어졌을 뿐이지 불매운동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일본에게는 상당히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여행이 자제되면서 일본생산유발효과가 상당히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정가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정도다.

일본경제에 타격을 준 일본여행 불매운동

일본여행 불매운동은 일본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줬다는 것이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다. 지난 7~8월 두달 간 일본을 찾은 우리 국민은 87만여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전보다 27% 넘게 급감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년전과 비교해서 생산유발감소 규모가 3천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계산된다. 우리나라 생산유발감소액의 9배 정도다. 업종별로 보면 일본은 숙박업과 음식 서비스업의 타격이 컸고, 우리나라도 항공 운송 서비스 분야에서 1천억원 가까이 줄었다. 문제는 7~8월은 이미 두달 정도 전에 미리 예약을 했기 때문에 위약금 문제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일본여행을 가는 경우도 있지만 9월부터는 본격적인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펼쳐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일본 중소도시는 우리나라 관광객들 때문에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번 불매운동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무너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대마도의 경우에는 아예 지역경제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물론 이로 인해 우리나라 항공사들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항공업계는 일본 노선을 줄이고 다른 나라 노선을 늘리는 등 활로를 찾고 있다. 올해 신규 취항 노선은 중국이 전체 30%를 넘어섰다. 반면 일본 신규 취항 노선은 전체 신규 노선 중 14%에 불과했다. 지난해 항공사의 신규취항 노선의 35%가 일본인 점과 비교하면 대조된다.

일본차 판매량 급감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또 다른 여파는 일본 브랜드 자동차 판매량의 급감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2만 204대였다. 이는 전월 1만8122대 보다 11.5%, 전년 동월 7222대 대비17.3%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일본 브랜드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는 1천103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2천744대) 59.8% 감소한 수치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첫 번째 타겟 중 하나가 바로 일본 브랜드 자동차였다. 일부 소유주는 자신의 승용차를 때려부수는 퍼포먼스를 하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런 영향에 의해 일본 브랜드 자동차의 판매량이 급감한 대신 독일 브랜드 자동차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맥주는 사실상 판매 중단

일본맥주는 사실상 판매중단된 상태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일본 맥주 수입금액은 6천달러이다. 전년동기 대비(674만 9천달러) 99.9% 감소했다. 국가별 수입 순위도 1위에서 28위로 내려앉았다. 6천달러라는 이야기는 사실상 수입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편의점 업계에서는 일본맥주를 수입맥주 코너에서 제외시켰다. 이는 일반 마트에서도 마찬가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서 맥주는 새로운 양상을 보여줬다. 흔히 불매운동은 소비자들이 하는 불매(不買 : 상품을 사지 않음)운동인데 일본맥주는 불매(不賣 : 상품을 판매하지 않음)운동이다. 즉, 판매자가 판매를 하지 않는 불매운동이 일본맥주 불매운동이다. 따라서 사실상 판매가 중단되면서 일본맥주는 우리나라 시장에서 퇴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픽사베이

유니클로 브랜드 가치는 급락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상징은 유니클로이다. 이에 브랜드 가치가 27계단 추락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브랜드가치 평가회사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대한민국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 따르면, 대표적인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27계단 하락한 99위에 올랐다. 자칫하면 순위권 밖으로 밀려날 위기에 놓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은 맞지만 불매운동 자체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 하나의 습관처럼 일상생활에 젖어있게 됐을 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