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배춧값 폭등, 김치 시장도 ‘요동’

2020-11-04     채혜린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배추 가격의 폭등은 김장철 김치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에고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다르면 지난달 29일 전국 배추(고랭지) 평균가는 포기당 5천710원으로 전년 대비 63.5% 상승했다. 이는 두 배 정도 상승한 가격이다. 소매가는 더욱 높아서 ‘금(金)치’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배추 가격은 천정을 모르고 오르고 있다. 또한 배추의 품질은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은 배추를 사기를 꺼려하고 있다. 이에 김장을 포기하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가뜩이나 소규모 가족으로 가구의 구성이 변화하면서 김장을 포기하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올해는 배추 가격의 폭등으로 김장을 포기하고 포장김치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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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포기한 주부 늘어

식품기업 ‘대상 종가집’이 지난달 14일부터 20일까지 총 7일간 종가집 블로그를 통해 총 3천115명의 주부를 대상으로 김장 계획을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54.9%가 김장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포장김치를 구입하겠다는 응답이 58%인데 이는 2016년 38%인 점을 감안하면 포장김치 구매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1인 가구 등의 증가와 올해 한반도에 태풍이 강타하면서 배추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부들의 김장 스트레스가 상당하기 때문에 김장을 포기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부 75.1%가 ‘고된 노동과 김장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즉, 주부 상당수가 김장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장 스트레스가 결국 김장을 포기하고 포장김치를 더욱 선호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가족 구성원들 역시 엄마가 담가주는 김치 대신 ‘포장김치’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포장김치의 인기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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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치열해지는 포장김치 大戰

이에 포장김치 시장이 날로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포장김치 싸움이 치열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김치 매출규모(닐슨 기준)는 2014년 1천412억원에서 지난해 2천526억원으로 급성장했다. 포장김치 판매는 1~2인 가구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가정에서 담가먹지 않고 포장김치로 대체하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포장김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CJ제일제당과 ‘대상’의 싸움은 치열하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김치’를 론칭하면서 주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대상은 B2B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급식 시장이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김치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면서 급식업체 등을 중심으로 납품하는 B2B 시장을 주목한 것이다. 최근에는 편의점 등에서 포장김치의 매출이 컵라면 등과 함께 증가하면서 편의점의 포장김치 납품에도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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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수요 줄어들면서 김치냉장고는

올해 김장을 담그지 않겠다는 주부가 늘어나면서 김치냉장고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김장철 특수를 노리고 있지만 김장을 담그지 않겠다는 주부의 반응이 늘어나면서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신제품 김치냉장고를 저마다 출시하면서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김치냉장고 판매가 예전만 같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지난 2000년 초 김치냉장고는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경기침체, 시장포화, 김장 감소 등의 영향으로 판매 실적이 저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치냉장고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치냉장고가 이제는 김치만 저장하는 가전제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육류 혹은 채소 혹은 와인 등 다양한 식재료 보관이 가능한 사계절 가전제품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또한 김치냉장고 홍보도 김치를 강조하는데에서 초점을 벗어나 육류 숙성, 이유식 및 샐러드 재료 보관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장을 담가먹는 집이 줄어들면서 김치냉장고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