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구 재앙의 현실, 3가지 잡아야

2020-11-05     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2050년 한국 인구 피라미드’라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보고서에는 2050년의 미래를 담아내고 있다. 그 보고서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39.8%, 14세 이하 유소년은 8.9%를 차지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가 낳은 역피라미드 현상은 고착화되면서 태어나는 인구는 줄어들고, 늙어가는 인구는 늘어나면서 역피라미드가 발현되는 것이다. 요즘 인구가 줄어들어서 이러다 한민족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높다. 젊은 사람들은 출산 및 육아는 물론 결혼이라는 것 자체를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그것을 두고 “젊은 사람들이 이기적이다” 혹은 “우리 젊을 때는 물 한바가지 떠놓고 결혼했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들이미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을 탓하기 보다는 오히려 기성세대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성세대의 욕심과 탐욕이 결국 젊은 사람들의 결혼을 막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이 결혼해서 애를 낳게 하기 위해서는 ‘집값’ ‘물가’ ‘사교육비’를 근절해야 한다. 이 쉬운 과제이지만 기성세대의 탐욕과 기득권 때문에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 옛날 조선시대 때에도 동네에 노총각 노처녀가 있으면 고을 수령이 나서서 중매를 하고, 집까지 마련해줬다고 한다. 만약 고을 수령이 이를 게을리하면 나라에서 벌을 받았다고 한다. 그것은 조선시대에도 그만큼 인구를 중요시 여겼기 때문이다. 물론 문재인 정부나 그 이전의 박근혜 정부 그리고 이명박 정부 때에도 저출산을 타개하기 위한 각종 정책과 예산을 편성했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에게는 그리고 신혼부부들에게도 와닿지 않는 그런 정책과 예산이라는 비판이 있다. 야생에서도 그해 가물거나 하면 동물들의 개체수가 줄어든다. 그것은 동물들도 자신의 위기를 알기 때문에 개체수를 줄여서 그 위기를 돌파하려고 하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출산과 결혼을 꺼리는 것은 기성세대에 대한 일종의 시위 성격이 강하다. 아프니깐 청춘이라면서 젊은 사람들은 아파야 한다고 하기 보다는 그들의 마음을 끌어안고 그들과 함께 공감해야 한다. “우리 때는 노력하면 뭐든지 됐어”라고 하기 전에 왜 노력해도 안되는 현재인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기성세대들이 젊을 때는 순류를 탔기 때문에 조금만 노를 저어도 배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지만 지금 젊은 세대는 역류를 타기 때문에 부지런히 노를 저어야 제자리에 있을 수 있고, 떠내려가지 않는다. 즉, “노력도 하지 않고”라고 말하기 전에 노력을 부던히 해야 제자리에 있을 수 있는 이런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해야 한다. 낮은 월급에 높은 집값을 바라본다면 누가 결혼을 하고 싶어 하겠는가. 자신이 버는 월급을 소비하지 않고 모두 저축할 경우 10여년이 지나야 겨우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이 시대에서 과연 결혼은 꿈을 꿀 수 있겠는가. 저물가 시대라고 하지만 낮은 월급으로 마트에만 나가도 무서워지는 이 세상에서 과연 배우자와 함게 오순도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되겠는가. 엄청난 사교육비에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과연 꿈을 꿀 수 있겠는가. 이 모든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이야기가 되는 것이 현재 젊은이들의 현실이다. 그런 젊은이들에게 “결혼하라” “애를 낳아라”고 주문하는 것은 사치이면서 염치 없는 일이 된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사용하고도 출산율이 낮은 이유는 분명하다. 예산이 잘못된 방향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신혼부부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예산이 지원돼야 하며, 결혼을 못한 젊은이들이 결혼을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 저출산 국가라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3요소(집값, 물가, 사교육비)를 잡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