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뚜렷한 개선 조짐 보인 ‘고용시장’, 내년은

2020-11-13     이성민 기자
홍남기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고용시장이 뚜렷한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에 비해 41만 9천명이 늘어나면서 3개월 연속 30만명대 이상 증가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도 있다. 제조업과 경제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30~40대 취업자 숫자는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민간 취업은 아직도 ‘빨간 불’이다. 고용시장의 뚜렷한 개선 조짐을 보인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민간 기업의 취업이 늘어나지 않으면 결국 정부주도성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이유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내년에도 지금의 고용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확대재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일자리 예산은 결국 내년 총선용이기 때문에 삭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취업자 41만 9천명 증가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숫자 증가폭이나 고용률·실업률 등 종합 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지난달 취업자가 1년 전에 비해 41만 9천명 늘어났다. 이는 3개월 연속 30만명대 증가세를 유지했고, 실업률은 6만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7%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올라 1996년 10월(62.1%) 이후 23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실업률 역시 3.0%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낮아지면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속을 들여다보면 상당한 문제가 내포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60대 이상 고령층 취업자가 41만 7천명, 50대 취업자가 10만 8천명을 늘어나면서 전체 취업자 증가를 주도했다. 반면 30대 취업자는 5만명 줄어들었고, 40대는 14만 6천명이 감소했다. 이같은 성향을 보인 이유는 민간 고용이 크게 위축된 반면 정부 고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제조업은 지난달에도 8만 1천명이 줄어들어 19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제조업의 취업이 계속 감소세를 보인다는 것은 민간 고용이 크게 위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을 통해 일자리 예산을 확보해서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을 임기 초반부터 외쳤기 때문에 일자리 예산을 통해 일자리 창출은 계속 지속돼 왔고, 민간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일자리 견인차는 정부가 그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정부 지원에 힘입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15만 1천명 증가했고, 숙박·음식점업(11만 2천명),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9만 6천명)이 증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6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제27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고용시장의 뚜렷한 회복세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면서도 “제종업 고용은 주력업종의 구조조정과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른 수출 부진 등으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 운명은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정부는 현재 고용개선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정책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제조업과 40대 등 취약 분야 개선에도 총력을 다 할 계획”이라며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 이런 과제들을 담아 연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의 자료만 보더라도 정부주도 일자리 사업의 예산이 줄어들면 그만큼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와 집권여당은 내년도 예산에 일자리 예산이 원안 그대로 통과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일자리 예산을 비롯한 14조원을 삭감하겠다고 밝히면서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예산정책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크푸드 예산은 삭감하고 ‘건강 예산’을 편성하겠다”면서 대규모 삭감을 예고했다. 삭감 내용은 태양광사업지원, 대북지원예산, 일자리지원예산 등이다. 한마디로 일자리 예산을 크게 삭감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터무니없는 예산 삭감을 공언한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며 “일자리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한국당이 서민 등을 휘게 하는 진짜 등골 브레이커 정당”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