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재편 앞두고 있는 항공산업, 저가항공사의 운명은

2020-11-14     이성민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항공산업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분위기다.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에 포함되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그 여파가 저가항공사에게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이 일본 노선의 축소 및 저가항공사들의 난립으로 인한 출혈 경쟁 등이 예고되면서 저가항공사들끼리의 통폐합도 이뤄질 수도 있다는 분위기다. 장거리 노선을 확보하고 있는 국적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는 실적 악화에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만 저가항공사들은 실적 악화 되면 곧바로 타격을 입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빨간 불’ 들어온 항공사들의 실적

항공사들의 3·4분기 실적 발표가 곧 있을 예정이지만 이미 ‘빨간 불’이 들어온 상태다. 일본여행 불매운동의 여파로 인한 일본 노선의 축소가 가장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동남아 신규 노선 확보 등 여러 가지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본 노선 축소에 따른 여파를 메꾸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저가항공사들이 대거 난립하면서 그에 따른 출혈 경쟁이 예고되면서 항공산업은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은 희망휴직을 실시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없애고 비수익 노선을 정리하는 등 비용절감에 앞장 서고 있다. 그만큼 실적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내년도 항공산업 전망도 어둡다는 것이다.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장기적인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항공실적은 더욱 어두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플라이강원 등 신규 항공사들이 내년에 취항한다. 따라서 저가항공사들의 경쟁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산업개발이 쏘아올린 구조조정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의 운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자연스럽게 에어서울은 현대산업개발에 편입된다. 하지만 에어부산은 상황이 다르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이 44.2%이다. 따라서 현대산업개발이 에어부산을 확실하게 지배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지분을 인수해야 하는데 에어부산이 만약 실적이 좋지 않거나 미래 전망이 불투명하면 에어부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경쟁자였던 제주항공 역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함으로써 우리나라 제1항공사로 발돋움을 하려고 했지만 실패를 했다. 따라서 제주항공으로서는 다른 저가항공사들을 인수해서 몸집 불리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항공사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공격적인 인수를 통해 몸집을 불려서 어두운 항공산업의 전망을 타개하려고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다른 저가항공사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이 악화되거나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저가항공사들은 매각 등의 방식을 통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펼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해외에서도 저가항공사들의 난립은 저가항공사들의 통폐합으로 이어졌다. 매각과 인수 등을 통해 몸집 불리기를 하면서 살아남았다는 점이 우리나라 저가항공사들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항공사들도 이제 구조조정의 시대가 도래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통폐합이 불가피하다. 매각과 인수 등을 통해 몸집을 불려야만 저가항공사들이 살아남는다”고 진단했다. 과거 자고 일어나면 소규모 은행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지만 IMF가 터지면서 결국 통폐합의 길을 걸어서 메가 뱅크가 탄생을 했다. 마찬가지로 저가항공사들이 통폐합을 통해 메가 항공사가 탄생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