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리뷰] 쿠팡, 손정의發 악재 속 나스닥 상장을 돌파구로(?)

2020-11-16     윤인주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쿠팡의 최대 투자처로 알려져 있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대규모 적자 소식에 쿠팡의 나스닥 상장설이 힘을 얻고 있는 양상이다. 쿠팡은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SVF)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30억 달러(한화 약 3조5천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해마다 늘어가는 적자로 인해 추가 투자 이외의 자금조달 방법으로 증시상장이 해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프트뱅크, 14년 만에 분기 기준 첫 손실

16일 관련업계 및 일본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올 3분기 사무실공유 스타트업인 ‘위워크’ 지원 등으로 7001억 엔(약 7조4420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14년 만에 분기 기준 첫 적자를 기록한 것 뿐만 아니라 전년 동기 5264억 엔의 순이익을 낸 점과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적을 발표하면서 손정의 회장은 “결산 발표 내용은 너덜너덜하다”며 “앞으로는 5년에서 7년 내 순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發 악재에 속앓이 하는 ‘쿠팡’

쿠팡은 최근까지 비전펀드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약 30억 달러(약 3조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2015년 6월 10억 달러를 지원받은 것을 시작으로, 3년 만인 지난해 11월 20억 달러를 추가로 유치했다. 비전펀드로부터의 투자 유치 성공 등에 힘입어 쿠팡은 물류 인프라 등에 과감하게 투자하며 사업을 확장시켜 왔다. 하지만 성장에 초점을 맞춘 사업 전략으로 영업손실은 2015년 5470억원, 2016년 5600억원, 2017년 6388억원으로 매년 적자가 누적됐다. 지난해 역시 4조422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눈부신 외형 성장을 거뒀지만, 1조9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쿠팡은 올해 쿠팡이츠 등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는 외형은 성장할 수 있지만 적자는 더욱 쌓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누적 적자가 3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또 다시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2020년 이후 추가 투자 유치 필요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지난 9월 금융감독원이 자기자본비율이 경영지도기준을 미달했다며 유상증자 등 경영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한 점도 투자 확대 요구에 한걸음 더 나아가는 양상이다.

글로벌 재무 전문가 영입하는 쿠팡, 나스닥 상장 위한 준비(?)

때문에 업계에서는 쿠팡이 당분간 사업 확장보다 수익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프트뱅크의 적자로 인해 당분간 추가 투자 유치가 쉽지는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금융감독원의 경영 개선 요구와 공정위와의 이슈 등 대외적인 상황 고려 시 쿠팡은 손익 개선에 초점을 둘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원가율 훼손 부담이 있는 직매입을 통한 공격적인 확장보다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큰 수수료 수익 확대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쿠팡에 대해 추가 투자유치 가능성보다 미국 나스닥 시장 진입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실제로 쿠팡은 글로벌 재무 전문가들을 잇따라 기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케빈 워시를 쿠팡 이사회에 진입시켰다. 또한 이달 초 나이키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하며 외부 회계감사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 등을 담당한 마이클 파커를 최고회계책임자(CAO)로 영입한 점도 나스닥 상장 전망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