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시각] 사람 머리만한 배, “과연 먹고 싶냐?”

2020-11-19     채혜린 기자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저걸 봐라. 사람 머리만한 배. 나 혼자 사는데 과연 먹고 싶겠냐” 20대 청년 김모씨(23)는 마트에서 쇼핑을 하다가 과일 코너에서 하소연을 했다. 최근 청년들의 과일 소비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우리나라 소비 형태의 변화를 과수 농가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30대 청년들은 주로 1인 가구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사람 머리 만한 ‘배’나 ‘사과’ 그리고 ‘수박’ 등 대형 과일의 구매를 꺼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턱없이 높은 과일값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12과(果) 들어간 ‘배’가 10만원을 육박하니 이들 청년은 과일을 구매하는데 있어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청년들의 과일 소비가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과일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소비품목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과일값이 턱없이 높으면서 ‘과일’은 ‘고급스런 소비’라는 인식이 청년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한끼 먹기도 힘든 청년들에게 과일 섭취는 ‘사치’와 다를 바가 없다. 과일을 많이 먹어야 비타민을 섭취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음에도 우리나라 청년은 과일을 먹는데 있어 상당히 꺼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최근 들어 미니 과일 등이 출하되면서 청년들의 과일 소비가 다소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일값은 턱없이 높기 때문에 청년빈곤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과일 소비는 ‘하늘에 별 따기’와 같다. 올해 태풍 등으로 인해 농가에서는 과일 가격이 폭락했다고 하지만 청년들은 과일을 접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농가의 과일 가격과 과일가게의 과일 가격의 차이가 상당히 많이 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청년들은 ‘과일빈곤’을 겪고 있다. 과일은 ‘사치품’이 돼버린 것이 현실이다. 과일 하나 마음대로 먹지 못하는 ‘서글픈 현실’이 됐다. 지금도 곳곳에서는 과일 소비를 장려하는 각종 이벤트 행사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우리 청년들이 왜 과일 소비를 사실상 중단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 청년들이 냉장고에서 쉽게 과일을 꺼내서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과일은 ‘어쩌다 먹는 사치스런 식품’이 됐다. 그것은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더 이상 청년들과 과일이 머나먼 관계가 아니라 과일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런 유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농가 역시 청년들이 과일을 손쉽게 먹을 수 있도록 1인용 과일 생산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