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변화하는 화장품 시장, 로드숍은 ‘지고’ 온라인은 ‘뜨고’
2020-11-26 채혜린 기자
“요새 누가 로드숍에서 화장품 삽니까”
“요새 누가 로드숍에서 화장품 삽니까” 서울 신촌에 위치한 한 화장품 로드숍에서 쇼핑을 하던 여성 이모씨(22)는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이씨는 화장품이 필요하면 로드숍으로 향한다. 그리고 화장품을 이리저리 살핀 후 휴대폰을 꺼내든다. 그리고 해당 화장품을 모바일을 통해 구매한다. 로드숍보다 20~30% 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로드숍에서 아이쇼핑을 한 후 구매는 모바일로 하는 것이 습관처럼 됐다. 로드숍 매니저들에게 미안한 감이 있지만 보다 저렴하게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이 가장 최선이라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그런데 화장품 구매 패턴이 비단 이씨만의 생각은 아니다. 로드숍 매니저들은 한결같이 이씨와 같은 구매 행태를 보이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로드숍의 위기라는 것은 통계를 통해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 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 매장 숫자는 전년 대비 15개 감소했고, 에뛰뜨 역시 폐점이 57개에 달했다. 실적 역시 이니스프리 매출은 지난 3분기 1천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에뛰뜨 매출은 작년보다 16% 감소한 399억원에 그쳤다. LG생활건강 로드숍 브랜드 더페이스샵 매장 숫자는 2015년 1천204개에서 올해(3분기 기준) 710개로 급감했다. 매출액 역시 2015년 6천291억원에서 지난해 4천873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화장품제조자개발생산(ODM)은 호황으로 나타났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화장품 ODM 기업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올해 9월 기준 국민연금 가입 근로자가 각각 1천224명, 1천13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대비 각각 12.9%(140명), 5.5%(53명)씩 증가한 수치다. 고용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매출 등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드숍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화장품 ODM 회사는 그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온라인 시장은 10조원대
로드숍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동안 온라인 시장은 올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통계청과 화장품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온라인 거래액이 6조 6천2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수치다. 전체 화장품 온라인 거래액 중 모바일 비중은 60%를 기록했다. 이에 올해 안에 10조원의 매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들 역시 인터넷 면세점 등을 통해 꾸준하게 구매를 하고 있어 온라인 시장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내년도 화장품 시장은 온라인과 면세점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신영증권은 26일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화장품 시장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내년도에는 온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화장품도 K-뷰티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로드숍 시대는 사실상 저물고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K-뷰티 바람도 이에 편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