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성탄 선물 기다리는 김정은, 새로운 길로 걷나

2020-12-03     남인영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북한이 미국에게 ‘연말’까지 기다리겠다면서 미국의 선택을 압박했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은 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는데, 미국은 우리의 선제적인 조치들에 화답해 움직일 생각은 않고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 타령을 늘어놓으면서 시간벌이에 매여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리 부상은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대화란 본질에 있어서 우리를 대화탁(협상 테이블)에 묶어 놓고, 국내정치정세와 선거에 유리하게 써먹기 위해 고안해 낸 어리석은 잔꾀에 불과하다”면서 미국의 소극적 자세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모든 것을 투명성 있게 공개적으로 진행해 온 것처럼,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숨기려 하지 않기에 연말 시한부가 다가온다는 점을 미국에 상기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고,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여유가 없는 트럼프

북한이 연말이라는 시한을 못을 박았다. 이에 연말까지 북미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북한이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왜냐하면 미국으로서는 연말까지 북미대화를 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협상, 남미 관세 폭탄, 우리나라의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 국제적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기 때문에 북미대화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탄핵 문제와 내년도 대선 재선이 있기 때문에 북미대화까지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현재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확실하게 이끌어내지 않는다면 협상을 하지 않는 것만 못하기 때문에 섣불리 대화에 나설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계속해서 연말이라는 시한을 못 박고 있다. 따라서 연말이 지난 이후 북한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연말까지 북미대화 이뤄지지 않으면 남은 북한의 선택은

대북전문가들은 연말 시한이 지났다고 해서 북한이 갑작스럽게 태도 변화를 해서 핵개발을 추진하거나 미국을 향해 강하게 성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왜냐하면 핵개발이나 미국을 적대시할 경우에는 북미대화가 영원히 문을 닫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태도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중국 역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중국을 무시한 채 핵개발을 추진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아울러 비핵화를 포기하고 핵개발로 접어들 경우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비난으로 이어지면서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갖기 때문에 따라서 현재보다는 강도 높은 비난을 하겠지만 북미대화는 항상 열어둘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현재 상황을 계속 끌고 갈 생각이 없다. 이런 이유로 북한은 새로운 길로 경제와 핵무력 동시건설로 되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데드라인을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우리 정부에게 금강산 관광 시설을 철거하라는 것도 경제성장과 핵무력을 동시에 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핵무력’은 ‘핵개발’을 현실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선언’ 수준으로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핵개발으 현실적으로 할 경우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비난과 더불어 북미대화가 완전히 닫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핵무력을 정치적 선언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마냥 미룰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 재선에서 북한과 관련해서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북미대화를 완전히 닫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