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북핵 해법 놓고 美 vs 중·러 시각차 보여

2020-12-12     남인영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 및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려는 차원에서 유안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를 했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것은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입장이 달랐기 때문이다. 대화와 외교를 통해 비핵화를 풀어야 한다는 공감대는 찾았지만 그 해결 방법을 놓고 서로 다른 시각 차이를 보인 것이다. 미국은 계속해서 대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척점을 보였다.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앉히기 위해서 미국과 중국·러시아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는 북미대화를 놓고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美, 도발 시 추가 제재 시사

미국은 ICBM 시험 발사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도발 시 추가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즉,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대화를 유지하겠지만 도발을 한다면 보다 강도 높은 제재를 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으로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유엔 안보리 순회의장국인 미국 캘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대사는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가겠다면서 위험하고 심각한 도발 재개를 암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ICBM 발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북한이 적대와 위협 대신 대담한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안보리는 응분의 행동을 할 준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싱가포르 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이 합의한 약속을 계속 유지해야 하며, ICBM 시험 발사를 할 경우 그에 따라 추가 대북 제재를 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내는 방법으로 강경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미국의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들어서면 대북 제재 완화를 하겠다는 것으로 ‘先 비핵화 後 대북 제재 완화’를 이야기한 것이다. 비핵화의 방법론에 대해 병행적으로 행동하고, 합의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동시적으로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즉, 비핵화-상응조치를 동시·병행적 이행을 기초로 유연한 접근을 하겠다는 것으로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를 요구하면서 비핵화를 실시하기 전 대북 제재 완화보다는 정권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방법론을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비핵화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러, 대북 제재 완화가 우선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 완화를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대북 제재는 수단일 뿐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서 안보리가 조속히 대북 제재 결의안의 ‘가역 조항’(reversible) 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도 북미 간 긍정적인 모멤텀에도 안보리 차원의 긍정적 조치가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제재 완화 없이 비핵화 합의가 도출되는 것은 힘들다면서 ‘先 대북제재 완화 後 비핵화’를 요구했다. 즉,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 완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북한에게 신뢰를 보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말 시한 못 박은 북한, 최후 선택은

이런 가운데 북한은 북미대화를 연말로 시한을 못 박았다. 북미대화에 새로운 진전이 없으면 새로운 길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유엔 안보를 통해 북한의 추가 도발을 경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대화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새로운 길로 나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결국 북미 강대강 대치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보리에서도 대북 문제에 대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핵심은 미국이나 북한 모두 비핵화 협상 테이블을 깨지 않게 하기 위한 서로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핵화 테이블을 박차고 나서지 않는 이상 미국이나 북한 모두 한발 양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