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천차만별 성평등 지수, 조사기관마다 ‘들쑥날쑥’
2020-12-19 전민수 기자
성불평등 지수, 아시아 1위 기록
유엔개발계획(UNDP)의 성불평등지수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189개국 중 10위를 기록했고, 아시아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국가 성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GII는 점수가 0이면 완전 평등이고, 1이면 완전 불평등하다는 이야기다. 1위는 스위스로 0.037로 나타났고, 2위는 덴마크와 스웨덴으로 0.040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0.058을 기록했는데 싱가포르는 11위, 일본은 23위, 중국은 39위를 기록했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가장 성적으로 평등한 나라라는 것이다. 성평등지수를 견인한 것은 중등 이상 교육을 받은 여성 인구비율이 89.8%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이다. 또한 청소년 출산율이 1.4를 기록했다. 또한 모성사망률이 11, 여성의원비율은 17%,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528 등을 기록해 상위 10개국 안에 들었다. 중국과 비교하면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61.3%을 기록했고, 모성사망률은 27, 청소년 출산율은 7.6, 중등 이상 교육 받은 여성비율이 75.4%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성평등 순위 135개국 중 108위
하지만 세계경제포럼이 공개한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는 우리나라 성 평등 순위가 153개국 중 108위를 차지했다. WEF는 2006년부터 경제 활동 참여·기회, 교육, 건강·수명, 정치적 권한 등 4개 부문의 통계를 이용해 성별 격차를 지수화한 성 격차 지수(GGI)를 발표해왔는데 한국의 성 격차지수(GGI·Gender Gap Index)는 0.672였다. 1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다. 경제 활동 참여·기회 부문이 127위로 상대적으로 더 나쁜 편이었다. 그 이유는 고위 임원 및 관리직 비율이 142위로 낮았고, 임금 평등성이 119위에 그쳤다. 우리나라 남성 추정 소득은 평균 5만 2천100달러(약 6000만원)였지만 여성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2만 4천800달러(약 2900만원)였다. 교육 부문은 101위였고 정치 권한 부문은 79위를 각각 기록했다. 이처럼 세계기구에서도 조사기관에 따라 우리나라 성평등 지수가 완전히 다르게 나타났다. 이는 조사방법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두 기관을 비교하면 한쪽 기관은 우리나라가 가장 성평등이 잘된 나라 중 하나이고, 또 다른 기관에서는 성평등이 가장 안되는 나라가 됐다. 어떤 관점을 갖고 어떤 식으로 조사를 했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성평등 지수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이유로 통일된 조사방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장 성평등한 나라이면서 가장 성불평등한 나라가 ‘대한민국’이 되는 셈이다. 한 전문가는 “남여 평등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이처럼 조사기관에 따라 들쑥날쑥하면 결국 성평등 관련된 정책을 발현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