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시진핑 만나는 문재인 대통령, 한한령의 운명은

2020-12-23     남인영 기자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남을 갖는다. 시 주석과는 여섯 번째 만남이다. 그동안의 만남을 통해 계속해서 ‘한한령 해제’를 요구해왔지만 중국은 ‘요지부동’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한령 해제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한령이 해제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근혜정부 시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로 인해 중국이 한한령을 발동했다. 이로 인해 대중국 수출 감소 뿐만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롯데그룹은 중국에서의 사업을 철수해야 했고, 국내 면세점 사업자들은 특허권 반납까지 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드 배치 이후 악화된 한중관계

사드 배치 이후 한중관계는 악화됐다. 그것은 수치로도 나온다. 한국면세점협회 2016년 자료를 살펴보면 그해 7월 191만 7천20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8월 190만 300명으로 소폭 감소했고, 9월에는 171만 600명, 10월에는 184만 6천200명, 11월에는 151만 9천300명으로 급감했다. 사드 배치가 이뤄지면서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감소한 것이다. 이로 인해 올해 두산그룹은 면세점 사업 특허권을 반납하는가 하면 시내면세점 사업 특허권 입찰에는 현대면세점만 참여하는 굴욕을 보였다. 사드 배치에 가장 타격을 입은 기업은 롯데다. 롯데는 중국에서의 사업을 철수하고, 대신 다변화를 꾀했다. 화장품업계 역시 한한령으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입었고, 이로 인해 로드숍이 줄줄이 폐업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콘텐츠 분야 수출도 감소를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017년 발간한 ‘2017년 1분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국내 콘텐츠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12억7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처럼 한한령이 발동한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좋지 않은 상황으로 내달렸다.
사진=픽사베이

문 대통령-시진핑 만남, 한한령 해제 기대감 상승

이날 문 대통령은 중국 청두에서 시 주석과의 만남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6번을 만났지만 한한령 해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야기가 없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 시 주석과 만나 양국관계 정상화에 합의를 했지만 그때도 시 주석은 한한령 해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올해 6월에 열린 회담에서도 경제협력을 이야기했지만 아직까지 한한령 해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한한령 해제를 시 주석에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이 어떤 식으로 화답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양국 간 교류·협력을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다만 중국은 미국과의 거리를 두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경제적 이득과 한미동맹 사이에서 고민을 하라는 것이다.

한한령 기대감 높아지고

이미 중국에서는 사실상 한한령이 풀렸다는 분위기다. 중국 대규모 연예 매니지먼트사 화이브라더스 다닝 푸 부회장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한령은 사실상 풀렸다”고 밝혔다. 인천항망공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인천~중국 10개 노선 카페리 이용 여객수는 100만명이 넘었다. 이처럼 한한령이 곳곳에서 풀릴 기미가 보이면서 이에 따른 우리 경제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한령이 풀리게 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이 아무래도 K-뷰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한령으로 인해 실적 부진을 겪었던 아모레퍼시픽이 내년도에는 실적 향상을 보일 것으로 증시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인해 한한령이 해제가 된다면 우리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