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 유럽에 가서 가장 놀래는 건 휴일 오전에 열리는 벼룩시장입니다. 정말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현지인들이 다 들고나와 판매하는데, 이 중에서 제가 눈여겨보는 것은 오래된 무명작가들의 미술작품이나 조각 같은 작품들입니다.
이걸 어떻게 포장해서 한국에 가지고 갈까 고민하다가 움직이는 이동 거리를 생각해서 포기한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는 안 사고 그냥 온 것을 후회한 적이 많았지요.
유럽의 가정집에는 아무리 집이 누추해도 집에는 미술작품들이 한두 점 이상씩 벽에 걸려있는데, 우리나라의 가정집에는 미술작품이나 조각 작품을 걸어 두거나 장식장이나 거실에 두고 있는 집은 많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움을 줍니다.
정말 좀 잘 산다는 집을 가보아도 벽에는 가족사진뿐이지 미술작품을 걸어 두는 집은 많지 않음은 사실입니다.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예술가들의 삶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피곤하고 가난하지요. 유명 작가 몇 분이 근근이 살아가는 정도이지요. 유명 작가들은 대부분 부업을 겸하고 있어 작품이 판매가 안 되어도 살아 갈 수 있지만 무명작가들은 정말 피곤한 삶을 살고 계시지요.
외국영화를 보면서 가정집이 보일 때 그 벽면에 걸려있는 작품들을 유의 깊게 보는데, 대개가 가족사진도 많이 붙어 있지만, 회화 작품이나 조작 작품들도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걸 다 아실 겁니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 자기 돈으로 유명 작가가 아니더래도 무명작가의 작품 한두 점씩 사주는 여유는 우리 국민은 왜 못 가지고 있을까요? TV 프로그램에 이런 것을 제안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유명 작가는 하루아침에 된 건 아니지요.
무명작가라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게 뒷받침 해주다 보면 유명 작가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는데, 이러한 여유를 갖추지 못한 우리 국민의 교양과 정서 부족이 안타깝습니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리더니, 이런 문자 메시지가 떠서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아쉽게도 반디엔루니스 사당역점이 11월 10일 영업을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자주 이용하던 큰 서점 하나가 안타깝게도 없어지는군요. 나에게 삶의 여유와 문화적, 교양적 지식을 주던 근거리의 서점이 하나씩 없어지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군요.
책 하나 읽을 여유가 없는 우리의 삶은 그토록 치열한 삶을 살고 있어서인지, 핸드폰에서 제공하는 간단한 지식만 읽어도 충분한 교양을 쌓을 수 있다고 안위하는 건 아닌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사진작가들은 전시회가 끝나면, 전시된 많은 작품을 집 베란다에 쌓아두고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한두 점씩 나누어 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베란다에는 작품들이 쌓여 있지요.
액자값도 안 되는 작품값에 친구들에게 강매도 하지만, 한두 점 사갔던 친구들은 이제는 전시회에도 얼굴도 안 내 미더군요.
그래서 작가들이 전시회를 두려워하는 건 전시회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전시회가 끝난 후에 남는 작품들 때문이지요. 어느 아는 분이 사진작가를 하다가 액자 공장을 하니 경제적 삶이 나아졌다는 말을 하던데 이게 정상적인 세계 11위 국가의 국민의 삶인지요?
여러분 문화적 교양을 쌓는다기보다 풍요로운 정신적 삶을 위해 무명작가들의 그림이나 사진 작품 한두 점씩 구매해서, 우아하게 자기 집 벽에 걸어 두는 교양적 삶의 활동에 동참해 보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경력 :
한국사진작가협회 사진작가
(현) 농협하나로마트 사진 강사
(현)서울시교육청 교육연수원 강사
(현) 한국취업컨설팅협회 수석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