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빠르게 쪼그라드는 대부업 시장, 서민들은 ‘어디로’

2020-12-26     윤인주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신용만으로 소액 현금을 고리로 빌려주는 대부업 시장이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하락하면서 기존 대부업체들이 대부업에서 손을 떼면서 대부업 시장이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부업을 이용하던 고객들의 숫자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대부업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고금리였던 대부업 이자를 저금리로 낮추는 정책과 더불어 돈이 필요하는 서민들에게 보다 저리로 빌려줄 수 있는 정책금융이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매년 20만명 줄어들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상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 등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대부업 이용자 숫자가 200만 7천명으로 전년 동기 221만 3천명에 비해 20만명 줄어들었다. 2017년 247만 3천명인 것을 감안하면 매년 20만명 씩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이에 등록 대부업체 역시 지난해 말 8천310개에서 올해 기준 8천294개로 줄어들었고, 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17조 4천억원에서 지난 6월말 16조 7천억원으로 감소했다. 대부업 시장이 위축된 이유는 대형 업체인 ‘산와머니’가 지난 3월부터 신규대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저축은행에 흡수된 대부업체 역시 2023년까지 대부업을 폐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출 잔액을 빠른 속도로 줄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책서민금융의 공급 확대 역시 대부업 시장의 감소 요인이기도 하다. 저신용자를 중심으로 대출상품 공급액이 지난해 7조 2천억원이다. 올해 상반기는 3조 8천억원이다. 이처럼 대부업 시장이 빠른 속도로 축소되는 이유는 ‘대부업 금리’가 빠른 속도로 인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정부가 법정 최고 금리를 24%로 낮췄다. 이에 대부업 대출 평균 금리가 2017년 말 21.9%에서 18.6%로 낮아졌다. 대부업이 금리인하를 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이로 인해 대출 심사는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대부업이 금리가 높은 이유는 연체금액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 인데 금리가 낮아지면 그 리스크를 대부업체가 고스란히 떠안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대부업의 대출심사 기준은 까다로워지거나 아예 대부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이에 대부업체들이 저마다 대부업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3월 대부업 1위 업체인 산와머니는 신규대출을 아예 중단했다.

제도권 금융 햇살론 17 효과 나타나

대부업이 쪼그라들면서 그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정책금융인 햇살론17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서민금융협의회’를 개최해 햇살론17 등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여건을 점검하고 2020년도 운영방향을 논의했는데 5000억원으로 책정된 내년 햇살론17 공급규모를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한편 미취업청년의 생활자금 지원을 위한 햇살론유스도 내년 1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9월 2일 출시한 햇살론17은 11월말까지 3개월간 총 4만208건에 대해 2938억원이 지원된 것으로 집계됐다. 직업별로는 근로소득자가 82%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의 경우 사업자 지원 비중이 약 28%로 다소 높았다. 신용등급별로는 7등급 이하 저신용자 비중이 약 68.9%로 다른 대출상품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그간 정책서민자금 공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왔으나 재원 한계 등으로 추가 확대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서민의 금융애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능한 재원을 최대한 동원해 서민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