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리뷰] 데이터3법 통과, 데이터 경제 시대 개막

2021-01-10     윤인주 기자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데이터 3법이 국회 본회의에 통과되면서 이제 데이터 경제 시대로 접어들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차단한 ‘가명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AI(인공지능)·빅데이터 등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국내 IT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래는 데이터 경제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데이터 경제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데이터 3법이 처리되지 않으면서 데이터를 활용한 경제활성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데이터 3법이 처리되면서 신산업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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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정보 동의 없이 활용 가능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말한다. 데이터 3법의 핵심은 ‘가명정보’를 산업적 연구·상업적 통계 목적으로 활용할 경우 개인동의 없이 허용한다는 것이다. 가명정보란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암호화해 추가 정보가 없으면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게 처리한 정보다. 예를 들면 특정인 A씨의 정보를 기업에서 입수를 한다면 A씨의 하루 혹은 한달 혹은 평생의 삶의 패턴을 읽고 그에 따른 통계를 만들 수 있다. 그에 따라 알맞은 서비스를 A씨에게 제공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기업이 데이터를 수집·가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기존 개인정보보호법은 주민등록번호 이외에 다른 정보 역시 개인의 신분을 드러날 수 있다고 판단해서 개인정보로 간주했다. 이에 따라 데이터 수집과 가공이 불가능했고, 일일이 본인의 동의를 받아야 했다. 예를 들면 어떤 사이트에 가입을 할 경우 약관에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체크하는 것도 주민등록번호 이외에 다른 정보 역시 개인정보로 판단했기 때문에 본인 동의를 얻어야 했다. 하지만 데이터 3법이 통과되면서 다른 기업들도 주민등록번호, 이름 등을 제외한 다른 정보를 수집·가공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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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돈이 되는 세상

이제 데이터가 돈이 되는 세상이 됐다. 데이터가 수집과 가공을 거치면서 새로운 데이터로 탄생하게 된다면 그것이 돈벌이가 된다. 데이터 경제의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구글인데 강력한 검색엔진을 통해 전세계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또한 유튜브를 사들여 동영상 데이터 서비스 플랫폼을 선점했다. 즉, 데이터가 돈이 되는 세상이 도래한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는 개인정보 보호라는 그물에 갇혀서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기업이 성장하는데 한계에 부딪혔다. 그런데 데이터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데이터를 활용한 신부가가치 산업이 등장할 문이 개방됐다. 우선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AI 등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업들로서는 희소식이다. 가명정보와 데이터가 결합되면서 소비자들에게 많은 신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신산업 분야 19개 가운데 규제로 막혀 있는 12개 분야에 데이터 3법 적용이 가능해진다. AI가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필요한 것이 데이터인데 그동안에는 그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 데이터 3법이 통과되면서 AI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눈부신 발전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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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악용 우려도

다만 일부에서는 개인정보 악용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이번 데이터 3법에서는 가명정보에 다른 정보를 추가해 개인을 재식별할 경우 5년 이하 징역과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기업은 연 매출액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에서는 보호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들은 익명정보와는 달리 가명정보로 개인을 충분히 식별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상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가명정보와 결합하면 개인을 쉽게 식별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의료정보나 유전자 정보, 생체인식 정보 등 사실상 가명처리가 어렵거나 쉽게 재식별이 가능한 개인정보를 어떻게 취급할지도 불분명하다. 이에 행안부 관계자는 “의료정보는 의료법상의 제한을 고려하는 방식을 취할 방침”이라면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